인천 어린이 놀이터 흙 불안한데…지자체 ‘안전 조치’ 뒷짐
서운어린이공원 등 19곳 중금속 오염 가능성
군·구 “결과 아직” 이용 금지 주의·안내 全無
인천지역 초등학교 운동장 및 어린이 놀이터 19곳의 모래밭이 중금속 오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들은 아이들 접근을 막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일 인천시와 군·구 등에 따르면 올해 토양오염 실태조사를 위한 사전 조사 결과, 중금속 노출 위험이 큰 120곳을 우려 지역으로 지정했다. 인근에 산업단지와 공장이 들어선 지역들이다. 이중 어린이 놀이터가 19곳(15.83%)에 이른다.
그러나 군·구는 이들 토양오염 우려가 있는 어린이 놀이터들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아직 정확한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군·구는 오는 11월까지 토양오염 실태조사를 마칠 방침이다.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계양구 서운동의 서운어린이공원은 토양오염 우려 지역이지만, 이를 알리는 표지판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손으로 흙을 만지면서 놀고 있다. 이 곳서 만난 주민 A씨(65)는 “토양오염 우려 지역인지 전혀 몰랐다”며 “아이들이 중금속으로 오염된 흙을 만지고 노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고 불안해 했다.
부평구 삼산동의 한 초등학교도 마찬가지. 토양오염 우려 지역 중 한 곳인 이 곳에서도 방과 후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흙모래를 날리며 축구를 하고 있었다. 어떤 학생들은 아예 운동장 위에 누워 뒹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주민 원종천씨(33)는 “최종 결과가 토양오염으로 나오면 그동안 여기서 뛰논 아이들 건강은 누가 책임지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토양오염 우려 지역에 대한 아이들 접근을 막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석순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흙을 만지며 노는 어린이 놀이터는 오염 가능성만 있어도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들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내판이나 출입을 막는 펜스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계양구와 부평구 관계자는 “일반 사업장의 경우 확실한 결과 없이는 이용을 막을 권한이 없다”며 “어린이 놀이터 등은 위험성이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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