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오면 ‘꼬르륵’…학생·학부모, 부실 급식 뿔났다
최근 경기도내 일부 학교에서 급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부모들과 일선 학교 관계자들은 물가 상승에 못 미치는 급식 예산 등을 부실 급식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올해 유·초·중·고교 무상급식경비에 편성한 예산은 1조6천474억원이다. 무상급식경비는 식품비, 운영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 예산으로 물가 인상분 등을 반영해 지난해보다 1천381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식품비가 1조274억원(8.2%↑), 운영비 1천172억원(3.2%↑), 인건비 5천28억(5%↑) 등이다. 이에 따른 학교급별 평균 급식단가는 유치원 4천34원(532원↑), 초등학교 4천233원(332원↑), 중학교 5천494원(408원↑), 고등학교 6천361원(534원↑)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다르다.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학생 1인당 식품비(학생 수 801~900명 기준)만 따질 경우 유치원 2천310원, 초등학교 2천800원, 중학교 3천600원, 고등학교 3천88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천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3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한 끼 식사가 제대로 준비될 수 있을 리가 없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건강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남양주의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아이가 급식을 먹고 오는데도 집에만 오면 밥을 달라고 한다”며 “1학년이 먼저 식사를 하는데 2~3학년 배식 때 음식이 모자를 수도 있다고 더 받지도 못한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온라인 상에서도 부실 급식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의 급식 사진을 보고 화가 난다는 한 게시글에는 적은 양의 밥과 바나나 반쪽, 고기 두 점과 김치, 콩나물무침, 배추가 서너조각 있는 된장국 등이 담긴 식판 사진이 첨부돼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은 용인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달 제공된 급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현장에서 물가 인상 등으로 급식비 단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검토하는 단계”라며 “배식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도·관리하는 등 학생들의 영양 관리에 힘쓰겠다”고 해명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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