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러시아 대사에 이도훈 외교 2차관 내정
이도훈(61) 외교부 2차관이 신임 주(駐)러시아 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이 차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긴장감이 고조된 한·러 관계를 관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2차관 후임에는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근 이 차관을 주러 대사로 내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물러나면서 외교 라인의 연쇄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조태용 주미대사가 김 실장 후임으로 안보실장에 임명됐고,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주미 대사로, 장호진 주러 대사가 1차관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이어 공석인 주러 대사에 이 차관이 이동하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주러 대사가 외교 1차관으로 임명되고 외교 2차관이 그 후임으로 곧바로 가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그만큼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가운데서도 대러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러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 자유민주주의 대(對) 러시아·중국 등 권위주의 진영 사이 대결 구도로 번지면서 악화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민간인 공격을 받을 경우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히자 “무기 공급은 전쟁 개입”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대량 학살은 안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은 없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러시아는 외교 채널로 우리 측에 계속 항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진 차관도 조만간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 차관은 지난달 러시아 대사일 당시 공관장 회의 참석차 서울에 들어왔다가 급작스럽게 1차관에 임명돼 이번 방러에서 러시아 측에 이임 인사를 할 계획이다. 장 차관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우리 정부 입장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차관은 대사 시절 러시아 외교 당국자들과 폭넓게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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