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곳곳 허점…이대로는 통학로 안전 못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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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위태롭다.
특히 지난달 28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사망사고가 발생한 청동초등학교 등 영도구 초등학교 상당수가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번 청동초 인명사고는 학교 인근 경사로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지게차에서 떨어진 1.7t규모 어망실이 굴러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을 덮친 것이다.
통학로 안전 사고는 영도만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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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위태롭다. 차도와 보행로 구분이 없는 곳이 태반이고 급경사로를 통행로로 이용하는 학교가 많아 사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달 28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사망사고가 발생한 청동초등학교 등 영도구 초등학교 상당수가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영도구 14개 초등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봉학초 남항초 신선초 대교초 대평초 동삼초 등 6개교 통학로에 인도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상당수 학교 주변 스쿨존에서는 과속 난폭운전과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하교 시간에는 학생들을 수송하는 사설학원 승합차량과 불법주차 차량, 어린이들이 한데 엉켜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평지에 있는 학교는 사정이 낫다. 봉학초 남항초 신선초 등 3개교는 통학로가 좁은 비탈길이라 학생들의 안전이 더욱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 스쿨존에 설치한 안전펜스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도 있다. 이번 청동초 인명사고는 학교 인근 경사로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지게차에서 떨어진 1.7t규모 어망실이 굴러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을 덮친 것이다. 영도구청이 이곳에 안전펜스를 설치해 놨으나 무용지물이었다. 무단횡단 방지용에 그칠 정도로 약해 1t이 넘는 화물이 덮치자 버티지 못했다. 더 튼튼하고 촘촘하게 안전펜스를 설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영도구 상당수 학교 스쿨존에 설치된 안전펜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펜스 높이가 성인 남성 허리 정도거나 그보다 낮아 어린이들이 이를 뛰어 넘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안전펜스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통학로 안전 사고는 영도만의 일이 아니다.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3월 시내 304곳 초등교 중 40곳을 선정해 등·하굣길 현황을 조사한 결과, 38곳이 위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쿨존에서 어린이 상해 및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민식이법’이 시행된 2020년 이후에도 관련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 어린이 사상자는 2021년 369명으로 전년보다 45명 늘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어린이보호에 말뿐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으나 청동초 인근 통학로에는 여전히 불법주정차를 하는 차량이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어린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것은 순전히 어른들 몫이다. 물론 양심에만 맡겨둘 순 없다. 지자체와 경찰은 스쿨존 불법 주정차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부산시교육청과 영도구청 영도경찰서는 지난달 4일 청동초 스쿨존에서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한 기관장 협업 선포식을 열었다. 그만큼 청동초 인근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을 터다. 그런데 후속 대책을 머뭇거리다가 대형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통학로 안전을 확보할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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