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조급증 有罪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5. 2. 03:00
아마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최환영 / 黑 양종찬 흑>
白 최환영 / 黑 양종찬 흑>
<총보>(1~162)=서두는 쪽이 진다. 조급하면 수읽기에서 냉정함을 잃고 착각 확률이 높아지게 마련. 그런 뒤 자책감까지 겹쳐 자멸하는 패턴인데, 이 바둑이 딱 그 길을 걸었다. 초반엔 두 대국자 모두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빈틈없이 대치했다. 최규병 9단이 “초반 40수까지는 쌍방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내용”이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하지만 균형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우변 절충에서 흑이 범한 73, 79의 착각으로 순식간에 형세가 기울었다. 착각을 유발한 주범은 조급증이었다. 41과 47에서 서두는 기색이 보이더니, 그 이후 다시 83이란 결정적 오판(誤判)으로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 대조적으로 백의 손길은 갈수록 냉정, 침착해져 철통 방어에 성공했다.
우변 접전 과정에서 백 80, 90등의 착점은 특히 돋보였다. 100, 128, 134, 136, 162 등 종반 마무리도 한 치 어긋남이 없었다. 백이 94로 이어 패를 해소한 이후 흑으로선 백약(百藥)이 무효였다. 123으로는 참고도가 최선이지만 이미 역전은 불가능했다. 조급증이 패배를 불렀다. (89 94…69, 92…86, 198수 끝 백 불계승, 163수 이하 생략, 소비 시간 백 50분, 흑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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