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SW시장에 대한 냉정한 자각 필요
최근 소프트웨어(SW)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우리나라 SW산업 현실을 직시하는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SW시장에서 국내 SW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1.49%로 2021년(1.51%)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그나마 게임시장(6.1% 비중)을 제외하고 패키지 SW시장 비중은 0.65%, IT서비스시장 0.83%로 순수 SW시장에서 우리나라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2026년까지 패키지 SW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글로벌 시장의 경우 10.9%로 전망되지만 국내 시장은 6.5%에 그쳤다. IT서비스 시장의 글로벌 시장 성장률은 4.7%, 한국은 절반 수준인 2.6%에 불과해 앞으로도 비중은 커지지 않을 것이다.
1.5% 시장이 작다고는 할 수 없지만 SW강국들에 비해 미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의 SW시장 규모는 국가별로는 스웨덴 다음인 16위로 매겨졌다. 미국의 51분의1, 일본의 9분의1, 중국의 7분의1 수준이다. 인도 SW시장 규모는 한국의 1.5배다.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SW기업들은 글로벌 위상과 비교했을 때 어느 수준일까. 냉철하게 우리 현실을 직시해보자. 글로벌 컨설팅기업 더컨설팅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1위 삼성SDS는 글로벌 톱 IT서비스 벤더 중 43위에 랭크됐다. 톱10 기업엔 IBM, 코그니전트 등 미국 기업 외에 TCS, 위프로 등 인도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패키지 SW는 어떤가. 더존비즈온은 2022년 기준 30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국을 대표하는 '국대 SW기업'이지만 세계 강자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SAP의 매출은 332억달러, 대표적 SaaS 기업인 세일즈포스닷컴의 매출은 265억달러다. 국내 1위 더존비즈온이 한 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글로벌 선두기업의 10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보안SW도 마찬가지다. 국내 보안SW를 대표하는 안랩의 2022년 매출은 2280억원이다. 글로벌 보안SW의 리더 팔로알토의 2022년 매출은 7조2000억원으로 안랩보다 30배 많다. 물론 규모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지금 전 세계는 챗GPT로 대변되는 AI 열풍이 대단하다. 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시장은 2022년 869억달러에서 매년 36.2% 성장해 5년 후에는 40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국내 SW시장 비중을 대입하면 2027년 한국 AI시장은 대략 25억달러 전후가 될 것이다. 한국의 AI 경쟁력은 연구기관마다 다르지만 세계 7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경쟁력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국가별 AI연구 역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4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로 촉발된 AI 신드롬은 가히 폭발적이다. 미디어마다 매일같이 AI 관련 뉴스가 쏟아져나오고 한국형 AI를 부르짖는다. 하지만 AI에 지나친 쏠림현상은 경계해야 한다. AI 외에도 반도체, 로봇 등 우리가 집중하고 양성해야 할 분야는 많다. 게다가 SW 개발능력이나 방법론 등에서 우리는 아직도 세계적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기본적인 SW 개발능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AI는 '그림의 떡'이다.
국내에 SW산업이 태동한 지 6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세계를 제패할 만한 SW제품을 갖고 있지도 못하고 글로벌 선도기업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물론 열악한 내수시장, 제조업에 치중된 산업구조 등 SW산업이 꽃을 제대로 피우기에는 여건상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BTS, 뉴진스 등 세계적 브랜드들이 잇따라 등장한 것에 비춰볼 때 결코 우리가 역량 탓만을 하기에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AI시장을 키우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은 중요하지만 우리 현실에 대한 냉정한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창훈/ KRG 대표 KR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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