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故 문빈을 떠나보내며…팬과 기자가 말하는 '밝은 웃음'

김샛별 2023. 5. 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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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팬들 계속되는 추모 행렬…기자가 기억하는 '문빈' 

국내외 팬들이 故 문빈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추모 공간을 찾고 있다. /더팩트 DB, 김샛별 기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역 6번출구로 나오자 택시를 기다리는 외국인, 흰 국화꽃을 한 송이씩 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어딘가로 향하는 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모두 한 사람을 추모하고 또 추억하기 위해 소속사 판타지오 사옥까지 찾아온 팬들이었다.

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이 지난달 19일 세상을 떠났다. 25세 일기로 생을 마감한 그의 비보에 많은 이들은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문빈의 발인식을 포함한 모든 장례 절차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신 사옥 앞에 문빈의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주차장의 간이 분향소로 시작했던 추모 공간은 국내외 팬들의 방문이 끝없이 이어지자 사옥 정문에까지 추가로 준비됐고, 옥상 하늘정원으로 이전해 새롭게 운영됐다. 방문 기간 또한 문빈의 49재인 6월 6일까지 연장됐다. 문빈을 떠나보낸 이들이 슬픔을 나눌 수 있도록 신경 쓴 소속사의 배려였다.

취재진 또한 문빈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26일 판타지오 사옥을 방문했다. 근처에는 유독 꽃집이 많았는데, 이미 며칠 전부터 많은 팬들이 방문해 추모 꽃다발을 사고 있었다. 그중 한 꽃집 사장은 "2~3일씩 오는 팬도 있고, 해외에서 온 팬들도 많다. 울면서 들어오는 팬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팬들이 주로 찾는 꽃에서 문빈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스트로 공식 컬러인 '보라색' 꽃과 문빈이 좋아했던 푸른색 계열의 꽃을 선호하고, '변하지 않는 사랑'과 같은 꽃말을 원하기 때문이다. 꽃집 사장은 "추모 꽃다발을 주문하지만 꼭 국화만을 고르진 않더라. 이유를 알고 난 뒤에는 두 색의 꽃은 부족하지 않게 준비해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니면 포장지라도 보라색으로 준비해서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도 이후 매장에는 추모 현장을 가던 고객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특히 아스트로의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듯 여러 해외 팬들이 눈길을 끌었다.

다수의 팬들이 문빈이 좋아했던 푸른색 계열의 꽃과 아스트로 공식 컬러인 보라색 꽃으로 꽃다발을 주문해 추모 공간을 찾고 있다. /김샛별 기자

멕시코에서 왔다는 A 씨는 친구와 둘이 문빈만을 위해 첫 한국행을 결심했다. 번역기에만 의지한 채 추모 공간까지 오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팬들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가기 위해 또다시 들렀다는 A 씨는 "팬들은 다 통한다. 얼마나 좋아했는지 얼마나 슬픈지 서로만이 이해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이유 모를 위안이 됐다"고 설명했다.

홍익대에 재학 중인 일본 유학생 B 씨는 처음 소식을 듣고 기숙사에서 펑펑 울었다고. 문빈을 떠나보내는 데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B 씨였다. 이내 그는 "그렇지만 확실한 건 예전에도 앞으로도 '언제나 빛나는 가장 밝은 별'로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트로 팬들뿐만 아니라 K팝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도 추모 공간을 찾고 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등 함께 애도했다. 그중 20대 여성 C 씨는 "이 가수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웃을 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추후 기억할 때도 화사했던 웃음만 떠올리고 싶다"고 바랐다.

기자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문빈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고 있다. /더팩트 DB

환하게 빛났던 별이 하늘로 떠나 애석한 건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빈을 돌이킬 때면 긍정적인 이미지만 떠오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웠다. D 기자는 "재능 많은 친구였기에 마음이 더 안 좋다. 그를 마지막으로 봤던 문빈&산하 쇼케이스에서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앨범 콘셉트에 관해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난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그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가요계에서 일한 E 기자는 문빈을 "웃음을 잃지 않고 늘 따뜻한 에너지를 내뿜었던, 바르고 건실한 모습이 응원을 불렀던 가수"라고 기억했다. H 기자 역시 "볼 때마다 항상 밝은 모습이었다. 일로써 마주치는 사이이기 때문에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유독 흐트러지지 않고 밝은 에너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덕분에 문빈과 관련된 취재를 할 때면 유쾌했다"고 회상했다.

I 기자도 "인터뷰할 때면 멘트도 적극적으로 하고 쇼케이스나 행사도 늘 열심히 했던 멤버다. 데뷔 때부터 봤는데 밝지 않았던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을 정도로 웃는 모습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J 기자는 "아스트로, 유닛, 배우 등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매사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천생 아이돌이다. 무릎 등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노래가 나오면 바로 티 나지 않을 정도로 춤을 소화하는 열정적이고 책임감이 강했던 멤버"라고 떠올렸다.

가요 관계자 K는 "아스트로는 우애가 돈독한 팀이다. 그 안에서도 특히 문빈은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우직하게 중심을 잘 잡은 멤버"라며 "다정다감하고 주변 사람들은 살뜰히 챙기는 성격이었기에 멤버들과 동료들의 아픔이 더욱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누구나 힘든 일이다. 그저 모두가 '날아가 닿는 곳 어디든 거기가 너의 주소'라는 '민들레 꽃씨'의 시구절처럼 어딘가에서 환한 웃음과 함께 빛나고 있을 고인을 떠올리며 상실의 바다를 '무사히' 건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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