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장진호 전투

채희창 2023. 5. 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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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1월27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고 북진하던 미 해병 제1사단 1만2000명이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長津湖)에서 중공군의 매복에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 6·25전쟁에서 미군 약 3만7000명이 전사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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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1월27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고 북진하던 미 해병 제1사단 1만2000명이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長津湖)에서 중공군의 매복에 걸렸다. 영하 30∼40도가 넘는 강추위 속에 중공군 12만명이 나팔을 불고 꽹과리를 치며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미군은 17일간 대혈투 끝에 포위망을 뚫었지만 동사자가 속출하는 등 4500명이 사망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중공군 전사자 및 부상자는 1만9202명(중국측 전사)으로 훨씬 많았다. 성공한 전투이지만 미군은 ‘역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로 기록하고 있다.

장진호 전투는 ‘초신 퓨(Chosin Few)’라고 불린다. 장진(일본어 발음으로 초신)에서 압도적 병력 열세에도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 마침내 ‘선택받은 소수(chosen few)’가 된 영웅들의 전투라서다. 미국인들에겐 ‘잊혀진 전쟁’이 된 6·25의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상징이다.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새겨진 기념비와 함께 서 있는 조형물도 장진호 전투를 치르는 해병 장병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미 해병대가 장진호에서 중공군을 막지 못했다면 국군과 유엔군, 피란민 등 20만명에 달하는 ‘흥남 철수’는 불가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모도 이때 미군 함정에 몸을 싣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참전 용사들 앞에선 “여러분이 없었다면 내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 화제가 됐다. 이런 행보로 인해 문 전 대통령의 ‘반미 성향’을 의심하던 미 조야의 기류가 상당히 누그러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 6·25전쟁에서 미군 약 3만7000명이 전사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자 중국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의 활약상을 다룬 40부작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를 긴급 재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중국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서 미국의 팔에 안길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대국답지 못한 옹졸한 대응 아닌가.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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