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한 청소년 뇌 손상, 성인의 7배
마약 침투하면 더 크게 망가져
전문가들은 마약이 청소년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한다. 마약을 투약한 청소년의 뇌 손상 정도는 성인 중독자의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에 마약이 침투하면 뇌 기능이 더 광범위하고 크게 망가진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 대표 연구가 2015년 류인균 이화여대 뇌·인지과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필로폰(메스암페타민) 투약 경험이 있는 20세 미만 청소년 51명과 성인 54명, 사용한 적 없는 청소년(60명)과 성인(60명)의 뇌를 모두 MRI(자기공명영상) 장비로 촬영해 비교했다.
그 결과, 같은 필로폰 중독자 중에서도 청소년 중독자의 전전두엽 및 측두엽의 대뇌피질(대뇌 표면의 회백질 부분)이 성인 중독자의 7분의 1까지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핵심 인지(認知) 기능을 담당하며 두꺼울수록 기능이 뛰어나다. 청소년의 뇌가 성인보다 마약에 훨씬 취약하다는 뜻이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인간의 뇌는 24~25세쯤 완성된다”며 “청소년기에 마약을 하는 것은 건축으로 치면 건물 골조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마약이란 해일이 들이닥쳐 건물을 다 쓸어버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마약은 뇌의 엔도르핀과 도파민 방출량이 폭증하게 하고, 이를 조절하는 전전두엽 등을 망가뜨려 강한 중독을 유발한다. 칭찬을 받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뇌(중뇌)의 복측피개영역이란 부위에서 행복·쾌락 호르몬인 엔도르핀과 도파민을 방출한다. 반면 대뇌의 전전두엽은 도파민 등을 방출하게 하는 행동이 해롭다고 판단하면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를 방출해 그 행동을 그만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마약은 도파민 등을 자연적 방출 수준의 최대 100배 많이, 최장 72시간 동안 나오게 한다”며 “반면 이를 제어하는 뇌 부의는 망가뜨려 사리분별을 못하고 약만 찾는 중독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나이가 어린 중독자일수록 ‘쾌락 유발 행동’을 조절하는 전전두엽 등의 뇌 기능이 더 심각하게 손상되기 때문에 중독성이 한층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연구 결과에서도 대마초 경험이 있는 12~17세 청소년 집단에서 금단증상을 보인 비율(11%)이 성인 집단(6.4%)보다 2배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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