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라덕연·골퍼 안모씨 등 SG사태 핵심들 입건... 본격 수사 착수
사태 책임 놓고 관련자간 소송전
프랑스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의 배경에 주가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H투자자문사의 라덕연 전 대표 등 이 사건 핵심 관련자들을 입건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날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등 혐의로 라 전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또 라 전 대표를 도와 투자자를 모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 골퍼 출신 안모씨도 입건해 정식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이번 사태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10명을 출국금지했다.
SG발 폭락 사태는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종목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며 최고 80% 가까이 폭락한 사건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만 8조2000억원이 증발해 큰 손실을 봤다는 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주가조작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H투자자문의 라덕연 전 대표는 본지와 통화하면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승계 목적으로 다우데이터 주가를 내리기 위해 대량 매도를 해 주가 폭락을 유발했다”며 “이달 안에 자본시장법상 시장 교란 혐의로 김 회장을 민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가 폭락 개입 혐의에 대해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라 전 대표는 주가 폭락 전까지 지난 2~3년간 투자자 수백 명을 동원해 8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시세 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익래 회장은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시간 외 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4300만원을 벌었다. 이에 ‘대량 매도 사태를 예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 키움증권도 2일 라 전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공교롭게도 그때 매각한 것뿐이다. 라 전 대표는 저희도, 회장님도 알지 못한다”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고 그냥 엮는 것이다. 0.0001%의 가능성도 없고 직을 걸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라 전 대표는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이번 사태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총수들 입장에선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속세가 줄어든 것이어서 이건 범죄다. 대주주들이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을 누르고 반대 매매를 일으킨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영민 회장도 지난달 17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서울가스 주식 10만주를 팔아 456억9500만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금융위원회·금감원은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여덟 기업의 최대 주주가 사전에 주가조작 여부 등을 인지했는지와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유명 인사들이 라 전 대표와 가까운 관계였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다.
가수 임창정씨의 콘텐츠 제작사에 H투자자문 현 대표인 변모씨가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 전 대표, 자산가들과 함께 골프를 하며 ‘영업 총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프로 골퍼 안모씨도 이사로 올라 있다.
이에 대해 임씨 측은 “라 전 대표, 변씨, 안씨 등이 케이블 방송사 C사도 운영해 협력 차원에서 교류를 시작했다가 라 전 대표가 임창정 회사에 50억원을 투자한다고 하니 가까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이 재직 중인 재단과 협회에도 라 전 대표 이름이 등장한다. 이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학교법인에 라 전 대표가 작년 4월 20일 이사로 등기됐다. 그는 이 전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한 의료 관련 협회 홈페이지에도 이사로 나와 있었지만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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