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바람’ 난 나상호, 클린스만 눈도장 찍고 ‘신바람’
4월에만 6골…‘커리어하이’ 예약
서울의 해결사 ‘대표팀 대세’ 기대
골 폭죽이 쏟아지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1에선 뜻밖의 인물이 득점 레이스를 이끈다.
FC서울이 자랑하는 측면 날개 나상호(27)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7년 광주FC에서 데뷔한 그는 프로 7년차인 올해 드리블러에서 해결사로 거듭났다.
나상호는 1일 현재 K리그1(1부) 10경기에서 7골을 넣어 당당히 득점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나상호는 그야말로 봄바람을 탔다. 개막 초반만 해도 싸늘한 날씨에 4경기 1골에 그쳤던 그가 4월에는 무려 6골(6경기)을 몰아쳤다. 2년 전 34경기에서 9골이 1부리그 최다 기록이었던 그는 ‘커리어 하이’는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K리그2(2부)에 이어 K리그1에서도 득점왕을 바라볼 수 있다. 2018년 광주에서 16골로 2부 최고 득점을 올렸던 그는 “득점왕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상호의 득점왕 도전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절정에 달한 골 감각 덕분이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나상호는 골문을 향하는 유효슈팅 대비 득점 비율이 K리그1 최고인 64%에 달한다. 원래 주발이 오른발(4골)인 그가 왼발로 3골을 넣을 정도로 양발을 자유롭게 쓰니 예측조차 힘들다. 득점 방식 또한 골문을 파고들면서 때리는 기습 슈팅부터 페널티 지역 바깥 프리킥까지 다양하다.
나상호는 “오른발로만 슈팅을 하면 상대가 예측하기 쉽다. 다양한 위치에서 슈팅을 하기 위해 왼발을 단련했다”며 “슈팅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공을 잡으면 동료들이 패스가 아닌 슛을 요구하는 것도 힘이 된다.원래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인 나상호가 개막을 앞두고 근육량만 1㎏이나 늘린 것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 상대와의 몸싸움에 소극적이던 그가 이젠 드리블 돌파를 시도할 때 볼을 뺏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손흥민(토트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나폴리)를 롤모델로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
나상호의 가파른 발전 속도는 오는 6월 두번째 출항을 앞두고 있는 클린스만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임 대표팀 감독 시절에 중용받았던 그는 이제 유럽파와의 경쟁도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관전했던 2경기(울산 현대·수원FC)에서 3골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나상호는 “클린스만 감독님 앞에서 득점을 기록해 더욱 기쁘다”며 “앞으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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