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던 유해란, ‘뒷심’으로 공동 6위

LPGA L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초반 보기 3개, 막판 이글·버디
데뷔 후 최고 성적…두 번째 톱10

해나 그린, 연장 접전 끝 통산 3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유해란(사진)이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유해란은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CC(파71·6258야드)에서 열린 LA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1타를 치고 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 연장전 끝에 우승한 해나 그린(호주) 등 공동 1위 3명에게 2타 뒤진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 LPGA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로 데뷔전을 치른 유해란은 시즌 5번째 대회에서 두 번째 톱10에 진입하며 첫 우승이 머지않았음을 확인했다.

유해란은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챔피언조에서 뛰는 만큼 이번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최종라운드 각오를 밝혔지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선두 샤이엔 나이트(미국)에게 2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유해란은 첫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뒤 파 행진을 이어가다 12번(파3), 13번(파5)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고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방향을 가늠하기 힘든 포아 애뉴아 잔디의 까다로운 그린에서 고전하며 수차례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다가 12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한 뒤 흔들렸다.

10위 밖으로 밀려나던 유해란은 15번홀(파5)에서 약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넣고 16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홀 1m 가까이에 붙여 버디를 더하며 추격에 나섰으나 남은 두 홀에서 2타 차 선두를 따라잡기는 힘들었다.

세계 27위 해나 그린은 마지막 18번홀(파3)에서 약 5m짜리 버디 퍼트를 넣고 린시위(중국), 아디티 아쇼크(인도)와 공동선두 그룹에 막차로 합류한 뒤 연장전에서 이겨 2019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6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9월) 이후 3년7개월여 만에 통산 3승을 거뒀다. 우승상금 45만달러. 18번홀에서 열린 첫 연장에서 그린은 린시위와 나란히 버디를 잡았고, 이어진 두 번째 연장에서 파를 지켜 승리했다. 린시위는 두 번째 연장에서 티샷을 깊은 벙커에 빠뜨리고 이번에도 생애 첫 우승 문턱에서 물러났다.

그린은 우승 직후 눈시울을 붉히고 울먹이며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우승했다. 그동안 잘 견뎌낸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공식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여기(LA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재작년에는 3위였다. 이번엔 우승할 차례라며 농담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기뻐했다.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나이트가 유해란과 공동 6위를 차지했고, 최운정은 이날 6타를 줄이는 맹타로 공동 11위(5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세계 3위 고진영은 마지막 날 1타를 줄이고 공동 44위(1오버파 285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