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롯데에 ‘봄데 징크스’는 없다
‘13년 만에 8연승’ 달리며 단독 1위
FA 등 10명 영입으로 선수층 탄탄
선수 운용 폭 넓혀 게임마다 명승부
작년엔 4월 반짝 활약 후 하락세
1년 새 탄탄해진 팀 ‘증명의 시간’
프로야구 롯데가 기분 좋게 4월을 마무리했다. 5월의 질주 기대감도 높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키움을 5-3으로 꺾고 8연승을 내달림과 동시에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8연승은 13년 만이고 10경기 이상 기준으로 봤을 때 2012년 이후 11년 만에 단독 선두에 올랐다.
개막 첫달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롯데는 5월에 지난 시즌의 아픔 털어내기에 나선다.
롯데는 지난 시즌에도 4월 한 달 동안 14승1무9패(승률 0.609)를 기록하며 SSG(19승1무5패)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5월에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5월에는 9승17패에 머무르며 NC와 함께 5월 승률 공동 9위로 몰락했다.
4월에 불방망이를 뽐냈던 거포 한동희의 부진 속에 주전급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전력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부상 불운과 함께 롯데의 얇은 선수층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기도 했다. 봄에만 반짝 활약하는 ‘봄데’라는 비아냥이 다시 쏟아졌다.
하지만 2023년의 롯데는 지난해와는 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뎁스’가 확실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겨울 선수단을 두껍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팀 에이스 투수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에 다년 계약을 하며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자마자 팀의 오랜 숙원이던 포수 보강을 위해 ‘빅3’로 꼽힌 유강남을 4년 80억원이라는 거액에 데리고 왔다. 거포 유격수 노진혁도 4년 총액 50억원에 영입했다. 키움에서 FA 자격을 얻은 한현희와 계약하면서 마운드도 보강했다. 알짜 전력감의 방출 선수 7명도 영입해 쏠쏠하게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고 있다.
덕분에 롯데는 올시즌 한층 선수 운용의 폭이 더 넓어지면서 매 경기 끈질긴 승부를 할 수 있게 됐다. 롯데의 14승 중 8승은 역전승으로 같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의 성장도 빛을 내고 있다. 그 중심엔 우완 나균안이 있다. 그는 4월에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 1.34로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좌완 김진욱도 10경기에서 11.2이닝 동안 단 한 점조차 내주지 않으며 1승3홀드를 기록,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였다.
공수의 세부적인 지표도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쳤다는 것을 증명한다. 4월 팀 실책은 13개로 리그 최소인 삼성(10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득점권 팀 타율도 LG(0.333)에 이어 리그 2위(0.304)를 기록 중이다. 대타 타율 1위(0.357), 승계주자 득점 허용률(0.300) 리그 최저 등을 기록 중이다. 잘 던지고, 잘 치고, 잘 막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겨울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결과다.
서튼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리는 올해 ‘서프라이즈’ 팀이 될 것이다. 의심을 믿음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롯데 내에서는 단단한 믿음이 자리를 잡고 있다.
4월의 마지막 날, 사직구장에는 2만2990명의 만원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봄바람을 탄 롯데의 활약으로 개막 초반 악재들을 맞이했던 프로야구가 흥행 가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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