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크라전 종식 위해 비밀업무 중”… 평화협상 중재하나

유태영 2023. 5. 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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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봄 대격전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혀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교황의 비밀 임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 중재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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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만 하는 일 기꺼이 할 용의”
러 정교회 헝가리 대주교와 논의
대격전 앞둔 시점 전환점 기대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봄 대격전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혀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4월30일(현지시간) 사흘간의 헝가리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임무를 진행 중”이라며 “나는 해야만 하는 모든 일을 기꺼이 할 용의가 있다. 때가 되면 이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흘간의 헝가리 사도방문을 마치고 4월30일(현지시간)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그는 헝가리 방문 중 빅토르 오르반 총리, 러시아정교회의 헝가리 대주교 힐라리온을 만나 이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이면서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대(對)러시아 제재에 부정적이었으며, 힐라리온 대주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두둔하고 있는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대외협력위원장을 오랜 기간 맡았던 인물이다.

교황의 비밀 임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 중재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황은 지난달 27일 바티칸에서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와 만나 “평화는 항상 열린 채널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슈미할 총리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돕기 위해 교황청이 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2015년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양국 정상에 친서를 보내 협상의 돌파구를 열었고 18개월간 이어진 비밀 협상 장소를 제공하는 등 막후 중재자 역할을 한 바 있다.

교황의 언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공세가 임박한 시점에 나와 더 주목받았다. 영국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탄약과 장갑차 1550대, 탱크 230대를 인도했다”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말을 전하며 “새로운 장비가 국경을 넘어오고 봄의 첫 주가 지나면서 반격이 언제 어디에서 시작될지에 관한 추측이 무성해지고 있다”고 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봄비가 내려 땅이 진흙탕으로 변하는 시기가 지나 기갑전력의 기동성이 극대화하면 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드니프로의 한 건물이 붕괴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달 28일 약 50일 만에 수도 키이우 등을 겨냥해 공습을 벌이고, 우크라이나는 이튿날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군사기지를 공격한 것은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크름반도 공격으로 유류 저장고 최소 10개가 파괴돼 흑해함대가 사용하려던 석유 4만t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는데,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를 두고 “우리가 모두 기다리는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병참 분야 최고위급 책임자를 ‘마리우폴의 도살자’로 불리는 미하일 미진체프 국방차관에서 알렉세이 쿠즈멘코프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유류 저장고 손실의 책임을 묻는 한편, 대공세에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CNN방송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맞이하기에 앞서 주요 인사를 해임한 것은 혼란상을 노출한 것”이라며 “동부 최전선 바흐무트에서 민간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필요한 포탄의 10∼15%밖에 없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것은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이며 러시아 내부의 분열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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