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수렁' 온라인 명품 플랫폼, 올해 흑자전환 가능할까

박미선 기자 2023. 5. 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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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트렌비 NFT 명품 정품보증서. (사진=트렌비 제공) 2022.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지난해 덩치를 키운 명품 플랫폼 업체들이 올해 흑자 경영을 이룰 수 있을까.

명품 플랫폼 업체는 코로나19 확산 3년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온라인 소비가 급증한 것과 해외여행 제한으로 보복소비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매출, 거래액을 키우며 급격히 덩치를 불렸다.

지난해만 해도 발란, 머스트잇 등 명품 플랫폼 업체들의 매출은 각각 71% 성장한 891억원, 66% 증가한 330억원으로 집계됐다. 트렌비는 지난해 매출이 8% 감소한 882억원이었다.

명품 플랫폼들은 일제히 덩치를 키웠지만, 수익성이 모두 악화한 모습이다. 특히 발란은 전년보다 2배 커진 3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머스트잇도 68% 늘어난 168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적자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명품 플랫폼들이 '재무건전성' 강화로 올해 상황 반전을 기대한다. 지난해까지 이용자 수를 늘리고 매출, 거래액을 키우느라 광고·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지불해 영업적자 폭을 키웠지만, 올해는 재무건전성에 무게를 두고 경영 효율화 작업에 시동을 건다.

발란의 경우 '플랫폼 얼굴'이던 배우 김혜수의 모델 기용을 중단했다. 2021년 9월부터 배우 김혜수를 회사의 모델로 기용해 TV 광고를 비롯해 옥외 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 공격적으로 나선 발란은 지난해만 해도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386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썼다.

그러나 유동부채가 유동자본을 넘어서는 상황이 오자, 비용 출혈이 컸던 김혜수 모델의 TV 광고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단했고 이후 화보 등 광고 촬영만 진행했다. 또 김혜수의 모델 활동 계약도 지난달 종료해 현재 발란은 모델 없이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발란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폭을 개선했고, 이런 흐름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져 비경상 비용을 제외하면 경상이익은 흑자라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엔 BEP(손익분기점) 달성, 연말엔 흑자 전환까지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렌비는 3월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구체적인 영업이익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경영 효율화를 강조한 영업활동을 이어가 손실을 207억원으로 32% 줄였는데 여기서 나아가 3월 월간 기준으로 흑자를 냈다는 것이다.

트렌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를 대폭 줄이며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한때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내걸며 광폭 마케팅을 벌여왔지만, 모두 중단하고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59% 감소한 123억원을 썼다. 판매촉진비 역시 17억원을 썼는데 이는 전년 대비 7억원가량 줄인 규모다.

트렌비 측은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시스템 및 운영 효율화, 리세일 비지니스의 꾸준한 성장, 효율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3월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는 일회성 흑자가 아닌,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나타난 성과인 만큼 연간 흑자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품 플랫폼 업계는 올해부터 마케팅·광고 비용을 줄이며 영업적자 규모를 축소하고, 흑자까지 내는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월간 이용자 수는 외려 감소하는 모습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3월 각 명품 플랫폼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감소했다. 3월 발란의 이용자 수는 25만35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줄었고, 같은 기간 트렌비(29만675명), 머스트잇(15만1490명) 역시 각각 51%, 4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이용자 수를 확보한 명품 플랫폼 업체들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며 "플랫폼 이용자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광고·마케팅 없이 재구매가 꾸준히 이어지는지, 차별화한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지에 따라 경영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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