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최대 500만 원…간병비와 바꾼 일상
[앵커]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병 수발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입원했을 때 간병인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보건의료노조가 조사해봤더니 본인이나 가족이 입원했을 때 응답자 절반 이상은 간병인을 썼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부담은 역시 비용이었습니다.
하루 간병비로 쓴 돈은 9만 원에서 11만 원 사이가 가장 많았고, 11만 원에서 13만 원 사이가 뒤를 이었습니다.
간병인이 필요한 사람의 96%, 절대다수는 간병비가 버겁다고 답했는데요,
문제는 이런 부담이 퇴원하고 나서까지 이어진다는 겁니다.
실태를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출혈로 거동이 불편해진 80대 노인, 간병은 고된 일을 마치고 귀가한 정경은 씨 몫입니다.
["엄마, 큰딸 이름이 뭐야? 뭔지 기억 안 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유일한 선택지는 간병인이었습니다.
생업을 중단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많게는 한 달에 500만 원까지 들었습니다.
[정경은/서울시 성북구 : "(처음에는 하루) 11만 원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코로나 상황에서 저희 엄마가 퇴원하기 직전인 상태는 하루에 15만 원 정도…"]
간병 부담은 퇴원 뒤 집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정 씨 어머니는 하루 4시간 요양보호사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 1등급, 그러나 정 씨 귀가 시간까지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려면 한 달에 100만 원이 더 필요합니다.
야간과 휴일에는 온전히 가족이 돌봐야합니다.
[정경은/서울시 성북구 :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엄마 체위를 바꾼다든가 기저귀를 갈아드린다든가 이런 걸 밤 10시까지 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간병인 역할을 맡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늘리거나, 퇴원 후 환자를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는 제도를 확대해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문제는 의료진이 사실은 방문을 함으로써 이제 본인이 여러 명의 환자라든가 그런 돌봐야 할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데 사실 이제 여기(집)에 방문함으로써 시간이 많이 소요되잖아요."]
장기적 해법으로는 간병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 안민식/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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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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