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해고노동자와 함께한 노동주일 연합예배
"노동자,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는 일꾼"
"자본 권력에 탄압받는 노동자 보호해야"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 500일 넘게 복직 투쟁 중
"외주화 확대 등 경제적 탐욕으로 인한 부당 해고"
"노동자들의 일터, 사유화되어선 안돼"
[앵커]
영등포산업선교회가 133회 노동절을 맞아 지난 주일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주일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참가자들은 자본의 논리 속에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가 실종된 현실을 반성하며, 노동자들이 존중 받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짐했습니다.
오요셉 기잡니다.
[기자]
영등포산업선교회와 새터교회, 성문밖교회가 노동주일 연합예배를 드리고 성경이 말하는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돌아봤습니다.
특별히 이번 예배엔 지난 2021년,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된 후 500일 넘게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김민아 집행위원장은 설교에서 "노동자는 하나님의 창조 사역의 동역자"라며 "노동자야말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운영하고 이끌어 나가는 일에 손과 발이 되는 일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자본과 시장 논리 속에서 노동의 가치는 무시되고, 노동자는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만 여겨지고 있다"며 "자본 권력에 의해 탄압 받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일은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아 집행위원장 /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하나님의 일꾼으로서의 정당한 대우와 존경을 받기 위해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정부는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 때려잡았습니다. 하청, 파견, 특수고용, 간접고용, 이런 말들로 노동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주 69시간제는 노동을 사랑과 신의 일이 아니라,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배에 참석한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연대의 자리를 마련해준 교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노동자들이 존중 받는 건강한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이들은 "사측이 표면적으론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엔 재단의 사유화와
외주화의 확대 등 경제적 탐욕이 있다"며 "조합원들이 10년에 걸쳐 진행된 구조조정과 노조 탄압, 외주화 등을 비판하자 경영 위기를 핑계로 부당하게 해고한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고진수 지부장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다수의 노동자들이 각종 전환 배치나 부당한 지시에 거부하면서 해고당하거나 스스로 그냥 회사를 떠나게 되는 과정들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10년 동안 260여 명 되던 정규직 중에 지금 현장에 남아있는 정규직은 22명(뿐입니다.) 그것을 막고자 소수 노조로서 계속 싸워왔지만 역시 법과 제도는 노동자들의 편이 되어주지 못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들은 특히, "사측은 정규직을 해고한 후 그 자리를 하청업체를 통해 채우고 있다"며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킨 이후의 수순은 단기계약과 알바노동자 고용 등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노무관리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번 투쟁은 부당한 해고에 대한 투쟁일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일터가 개인의 소유물이 되는 것 막기 위한, 건강한 일터를 위한 투쟁"이라며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습니다.
[고진수 지부장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여기에서 정규직 직원들을 모두 쫓아내고, 노동조합까지 파괴한 다음에 자기가 만든 하청회사의 노동자들로 채워지면 (해고가) 너무나 쉬워지고, 실제로 정규직들도 이렇게 노동조합하기 힘든데 하청회사 노동자들은 더 노동조합을 하기 힘들 것이고, (그런 구조를) 만들면 업체를 계약 해지하는 형태로 너무나 해고가 쉬워지기 때문에…"
한편, 예배 참가자들은 예배 후 세종호텔 지부에 연대기금을 전달하며 원직 복직을 위한 이들의 투쟁에 함께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들은 "인간의 삶은 수많은 타인의 노동에 빚지고 있다"며 "노동문제는 신앙 바깥에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평화를 우리사회에 구현하는 일"이란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어 "그리스도인들은 시장의 논리가 아닌 하나님나라의 통치 질서를 따라야 한다"며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하나님나라의 노동관을 확산해 나가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영상편집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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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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