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남부 대반격 ‘초읽기’…러시아, 국방부 차관 해임

선명수 기자 2023. 5. 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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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름반도 유류시설 공격이 신호탄…러, 내부 분열 혼란 가중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유류저장고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이며 반격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크름반도를 겨냥한 고속무인정과 드론 공격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자신들의 공격임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봄철 대반격’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의 dpa통신 등에 따르면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에서 전날 크름반도에서 발생한 유류저장고 화재를 거론하며 “병참기지를 파괴한 것은 우리 군의 반격을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준비된 것”이라고 했다.

서방으로부터 주력전차 등 중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부터 제기돼 왔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확한 시점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공세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미 CNN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고, 몇주 뒤에 시작될 수도 있다”며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강력한 척도”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반격을 앞두고 러시아군은 내부 분열상을 드러내며 우왕좌왕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고 미 CNN은 보도했다. 실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의 병참 최고 책임자로 지난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포격을 주도해 ‘마리우폴의 도살자’로 불렸던 미하일 미진체프 국방부 차관을 해임했다. 대반격을 앞두고 병참 책임자를 교체한 것은 이례적으로, 전날 크름반도 유류저장고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아 군수물자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경질의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공격을 맡아온 러시아의 민간용병기업(PMC) 와그너그룹의 수장이 포탄 부족이 해결되지 않으면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며 군 수뇌부를 사실상 ‘협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서더라도 러시아의 방어 태세를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최근 서방의 무기를 인도받은 우크라이나군 지휘관과 일선 병사들이 새로운 무기 체계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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