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루 10만원 넘는 간병비…간병 경험자 81% “간병비 환자·국가 나눠 내야”
‘간병 경험’이 있는 사람 10명 중 8명은 ‘간병비를 환자와 국가가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인을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응답자 중 65%는 비싼 간병비로 힘들었다고 답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4월19~25일 전국 만 19세 이상 간병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본인 또는 가족이 입원했을 때 간병인을 이용한 사례(53.4%)가 절반을 넘었다. 가족이 간병한 사례는 46.6%를 차지했다.
간병인을 이용할 때(534명)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간병비가 비싸서 부담되었다’(65.2%)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간병인이 제대로 환자를 돌보지 않는 것 같아서’(23.1%), ‘간병하러 왔다가 환자 상태를 보고 그만두어서’(5.2%), ‘간병인이 한국인이 아니어서 언어소통 및 문화가 달라서 힘들었다’(3.2%) 등의 순이었다.
간병인 이용 시 일일 간병비(식사비 포함)는 대개 10만원을 웃돌았다. 9만~11만원 미만(36.7%), 11만~13만원 미만(24.0%), 7만~9만원 미만(22.5%), 13만~15만원 미만(14.0%), 15만원 이상(2.8%) 순이었다.
가족이 간병한 466명에게 가장 어려운 점을 물었더니 ‘간병에 대한 부담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다’(61.2%)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아이 돌봄, 집안일 등 가족 내 갈등을 겪었다’(16.5%),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13.1%),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5.2%) 등의 순이었다. 가족 중 간병을 담당한 사람의 연령은 60대 이상(30.7%), 성별은 여성(65.5%) 비율이 높았다.
간병비 해결 방법에 대한 의견으로 ‘국가와 환자(보호자)가 나누어 부담해야 한다’가 80.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국가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14.7%), ‘환자(보호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4.4%) 순이었다.
정부는 2016년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이하 통합병동)를 시행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을 통해 간병비를 일부 지원한다.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은 이 제도를 ‘알고 있다’(73.7%)고 답했으나, 이용해본 경험(737명 응답)은 47.8%로 절반에 못 미쳤다. 통합병동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 환산 시 68점이었다.
통합병동은 간호사 1명당 돌보는 환자 수가 일반병동보다 적다. 그럼에도 통합병동의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72.3%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통합병동 대상 의료기관 병상의 약 28%만 참여 중이다. 병상·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체 응답자 5명 중 1명(20.6%)은 통합병동 이용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었다.
응답자의 82.0%는 통합병동 확대에 찬성했고, 75.5%는 간병비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것에 동의했다. 간병 국가책임제에 대해서는 57.6%가 찬성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통합병동 전면 확대 촉구 투쟁을 비롯해 간병비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벌여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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