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만금 신항만 공사 ‘와르르’…‘땜질’식 덧댐 공사만 11곳 [현장K]

오정현 2023. 5. 1. 21: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은 2040년까지 3조 7천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입니다.

이제 서서히 바다를 메워가고 있는데 신항만 매립지의 터를 떠받치는 구조물이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는 사실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이래도 안전한 건지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치 굴삭기로 긁어낸 듯 사면이 줄줄이 패였고, 위태로이 매달린 돌은 조금만 힘을 줘도 맥없이 떨어져 나갑니다.

새만금 신항만 매립지의 기초구조물인 '가호안' 모습입니다.

바다 밑에서 퍼 올린 모래를 들이부어 새로운 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땅이 나중에 항만이 됩니다.

그러니까 제가 서 있는 돌더미는 땅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틀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틀이 계속 무너지고 있습니다.

KBS가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보니,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무너진 구간은 11곳, 780m에 달합니다.

전체 가호안 3.7km 가운데 1/5 넘게 무너진 셈인데,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돌로 메꾸는 작업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음성변조 : "겨울 동안에 좀 괜찮기에 괜찮아지나 보다 했는데, 초봄 되면서 2월부터 또 (무너짐이) 시작되더라고요. 그래서 또 복구 계획을…"]

땜질식 처방, 과연 문제가 없을까?

해양수산부와 시공사는 여러곳이 잇달아 무너지는 건 예상 밖이지만, 안전성엔 무리가 없다고 말합니다.

[새만금 신항 가호안 축조공사 시공사/음성변조 : "이게 무너졌다고 그래서 (가호안) 자체가 불안전한 구조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필터 매트'는 일단 손상이 없다."]

새만금 신항만 공사의 가호안 구조를 단순화한 단면도입니다.

작은 돌을 쌓고 큰 돌로 덮는 형태인데, 이 사이 '필터 매트'가 한 겹 깔립니다.

이 매트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은 호안 안팎을 드나들되, 매립재인 모래는 걸러주는 도구입니다.

필터 매트가 손상되면 물과 함께 매립재까지 바다로 빠져나가게 되고, 매립한 땅 속에 공동이 생겨 나중에 구조물을 지었을 때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해수부와 시공사의 주장대로 실제 이 필터매트가 멀쩡한지 공사 현장을 다시 가봤습니다.

돌더미 사이로 토목 섬유, 필터 매트가 드러났습니다.

무너진 돌 틈에 끼이고 짓이겨져 여기저기 찢어진 채 발견됩니다.

견고할 거라던 매트가 사실은 심하게 손상된 겁니다.

[김규한/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피복석이 붕괴되고 필터 매트까지 빠져나가게 되면, 일반적으로 파이핑(구멍 뚫림) 현상, 또 원지반의 파괴·변형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KBS 취재로 필터 매트 손상 사실을 확인한 해양수산부는 서둘러 가호안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전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