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가책 안 보여” 질타 받은 이은해, 2심 ‘무기징역’도 불복해 상고

검찰도 조만간 상고장 제출할 듯

이른바 ‘계곡살인’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 이은해(32)가 지난해 4월16일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수억원의 사망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앞서 1과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이은해(32)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아직 상고장을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이씨가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통해 직접 살인(작위에 의한 살인)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조만간 상고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는 지난 달 26일 2심 선고공판을 열고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씨의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31)에게도 원심대로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보험금 8억원을 노려 두 차례 살인 미수와 살인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다”라며 “양심의 가책 없이 보험금을 청구했으며 유족 피해 회복도 전혀 없었고 도주하는 등 정황도 불량하다”라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가스라이팅 내지 심리적 굴종에 의한 작위(적극적 행위) 살인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이씨 사이 가스라이팅이 있었다고 볼 요소가 있다고 보이지만, 경제적 수단만 통제했을 뿐 피해자 자체에 대한 통제 의도는 발견하지 못해 ‘지배’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봤다.

이어 “‘심리적 굴종에 의한 작위 살인’ 역시 굴종 상태와 가스라이팅 사이의 법률적 차이가 모호하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심리적 굴종상태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은해는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30일 경기도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씨에게 구조 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이들은 2019년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이씨는 보험사가 부당하게 8억여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2020년 소송을 제기했고, 지금까지 취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2021년 6월 변론기일을 연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박준민 부장판사)는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취지로 다음 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