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의 ‘쇄신 의총’, 탈당·출당 꺼내 ‘돈봉투’ 파고 넘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공언한 ‘쇄신 의원총회’가 당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내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다. 관련자들의 출당·탈당 조치 등이 의총을 통해 분출되면 이를 발판 삼아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원내대표는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을 수요일(3일)쯤 열어 쇄신 의총의 구상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이재명계 송기헌 의원(재선·강원 원주시을)을 원내수석부대표에 앉히는 등 원내지도부 주요 인선을 마친 박 원내대표는 쇄신 의총 구체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원내대표 경선 정견발표에서 “쇄신하고 통합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당선되면 쇄신 의총을 열어서 밤새워서라도 쇄신 방안을 마련해 국민께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쇄신 의총에서 당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돈봉투 의혹 수습책이 논의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출당·탈당 조치도 (쇄신 의총에서) 검토될 사안인가’라는 질문에 “그것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엔 기자들에게 “어떤 사안도 쇄신 의총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의총에서 돈봉투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추가 대응 요구 등이 분출하면 지도부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쇄신 의총은 ‘돈봉투 의혹’ 관련 당의 대응 방향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사건 관련자들을 빼고 의총을 진행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7일 당 차원에서 돈봉투 의혹에 대해 사과했으나 검찰 수사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당의 선제적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침묵과 거리 두기로 끝낼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당 지도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 두 분은 이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전 대표가 탈당 후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에서 민주당이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부패에 무책임하다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는 우려가 당내에는 존재한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당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지도부는 의총에서 나오는 의원들의 요구를 명분 삼아 출당·탈당 조치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수사에 따라 관련자들이 추가로 나올 때 당이 잡음 없이 쇄신하고 총선 국면을 관리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윤승민·신주영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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