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 맞서 싸움닭 될래요"‥시각장애인 변호사 김진영 씨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한 시각장애인이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위한 교재를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차별과 장벽에 맞서 싸웠고 마침내 법률가의 꿈을 이뤄냈습니다.
존재를 변호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김진영 씨를 송서영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태어날 때부터 한 쪽 눈이 보이지 않았고, 10살 땐 다른 눈까지 시력을 잃은 김진영 씨.
지난해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올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취업한 직장에 첫 인사를 가는 길.
[김진영/시각장애인 변호사]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불안도 좀 있고. 저는 더더욱이나 환경에도 익숙해져야 되고 처음에는 사람들 목소리도 외워야 돼서."
지하철은 많이 타봤지만, 직장 근처 역은 낯섭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 유도 블록도 역 바깥으로 나오면 사라집니다.
"여기는 그냥 눈치 봐서 (건너요). "
관할 구청이 조만간 유도 블록을 설치한다고 합니다.
장애인들도 자주 찾는 도심 지역인만큼 시설을 보강해 달라는 진영 씨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겁니다.
막힌 벽을 뚫고, 없는 길을 내오며 그려온 삶의 궤적.
변호사 시험 공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전 법무부는 기출 문제 일부를 사진 파일로 공개했습니다.
기계가 문서 파일을 읽어줘야 학습이 가능한 시각장애인에겐 무용지물입니다.
[김진영/시각장애인 변호사] "교재 파일 구하러 다니고, 시험 편의 제공 못 하겠다는 기관과 싸우고 이런 거 없이 그냥 학생답게, 학생이니까 (장애가 아니라) '공부가 힘들어요' 좀 그런 얘기들을 학생들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영 씨의 간절한 요구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법무부가 작년부터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에게 기출문제 전부를 한글파일로 제공합니다.
서울 한 곳에서만 응시 가능했던 장애인들은 올해 변호사 시험부터 전국 어디서나 시험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김진영/시각장애인 변호사] "제가 요구해 놓으면, 그래도 뒷사람들은 조금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으니까."
이제 진영 씨는 어엿한 변호사로서, 더 높은 차원의 '사회적 책임'을 다짐합니다.
[김진영/시각장애인 변호사] "그 존재가 장애가 있든 성별이 어떻든 경제적 여유가 어떻든 학력이 어떻든 그것과 관계없이 그 존재 자체를 좀 변호하고 싶어요. 인권 침해적인 상황에 대해서, 싸움닭이 여기 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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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손지윤 / 영상편집: 안준혁
송서영 기자(sh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959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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