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기억하고 싶다" 부산 영도구 '스쿨존 사고' 아버지가 남긴 글

원성윤 2023. 5. 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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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 비탈길에서 굴러 떨어진 1.7톤 무게의 원형 어망실(물고기잡이용 그물에 들어가는 실뭉치)에 깔려 숨진 10살 딸의 아빠가 "아이를 기억하고 싶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고 있다.

글쓴이는 "스쿨존 사고를 보면서 뉴스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도 생길 수가 있구나, 지금도 실감이 나지가 않는다"며 "사고 희생자로 A양이라 불리는 우리 아이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 이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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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 비탈길에서 굴러 떨어진 1.7톤 무게의 원형 어망실(물고기잡이용 그물에 들어가는 실뭉치)에 깔려 숨진 10살 딸의 아빠가 "아이를 기억하고 싶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 1.5톤짜리 원통형 화물이 굴러와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어린이와 어른 등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등굣길로 굴러온 화물 모습.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글쓴이는 "스쿨존 사고를 보면서 뉴스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도 생길 수가 있구나, 지금도 실감이 나지가 않는다"며 "사고 희생자로 A양이라 불리는 우리 아이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 이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이 우리 막내 생일이어서 미리 생일 선물을 준비해서 회사에 보관했는데, 이제 전해줄 수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사고 다음날이 우리 강아지(딸) 1품 태권도 심사가 있는 날이었다"며 "빈소에 관장님이 도복과 품띠를 가져와서 많이 울었다"고 먼저 간 딸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적었다.

글쓴이는 어린 아이답지 않게 속이 깊었던 딸을 추억하기도 했다. 그는 "밖에 나갈 때면 언니에게 엄마를 양보하기 위해 항상 엄마 손이 아닌 제 손을 잡고 다닌다"며 "3학년이 되어 언니와 함께 2층 침대에서 자라고 했더니 엄마 내복을 가져와 '엄마 살냄새를 묻힌다'고 엄마 팔에 막 비비고는 저한테도 와서 비볐다. 혹시 제가 속상해할까봐. 그 내복을 인형에 싸서 안고 혼자 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내일이 사랑했던 우리 장모님 기일인데 장모님과 (딸이) 같은 묘에 묻혔다"며 "하늘나라에서 서로 만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강아지(딸)가 없으니 집이 너무 조용하고 적막하다. 냉장고 소리만 들린다"는 먹먹한 심정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아침 부산 영도구 청학동의 오르막 도로에서 지름 1m, 무게 1.5톤짜리 대형 어망실 덩어리가 경사진 비탈길로 굴러 등굣길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을 덮쳤다. 이 가운데 10살 초등학생 1명이 끝내 숨졌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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