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바람에 뒤늦게 시동 건 정부…中 독식 판 뚫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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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낮은 마진으로 많은 차를 팔고 가격 자율성을 갖추면서 미래에 그 마진을 거두는 게 낫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최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한 말입니다. 테슬라는 올해만 6차례에 걸쳐 가격을 내렸고, 지난달에도 모델Y와 모델3의 가격을 낮췄습니다.
테슬라를 필두로 완성차 업체들이 '가성비'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LFP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약 30% 저렴합니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 배터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27.2%였고, 2년 연속 10% 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기존에는 중국 전기차가 LFP 배터리를 주로 탑재했었는데, 최근에는 테슬라와 포드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도 LFP 배터리 탑재 차량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벤츠도 차세대 엔트리급 전기차 모델에 LFP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은 지난 2월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자본 투입 없이 기술만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미시간주에 LFP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뒤이어 CATL를 통해 LFP 배터리를 공급받는 테슬라도 포드와 같은 방식으로 CATL과 합작해서 텍사스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저가형 제품인 LFP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자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업체와 함께 앞으로 4년간 LFP 배터리 개발에 23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이번 사업은 정부지원개발비 160억원과 기업부담금 69억을 포함한 최대 규모의 국내 LFP 지원 사업입니다.
프로젝트의 두 가지 목표는 LFP 배터리 양극 소재의 국산화와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LFP 배터리셀 제조 기술개발입니다. 특히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현재 160Wh/kg에서 200Wh/kg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8일 산업부는 'LFP 전지 개발' 사업자에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삼성SDI 등 2차 전지 관련 기업들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기술보다 높은 수준의 LFP 배터리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배터리 전 품목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NCM 배터리에 집중해왔던 국내 배터리 3사도 뒤늦게 LFP 배터리를 포함한 연구개발, 공장증설 등 투자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세계 최초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용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SK온도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를 통해 자동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최초 공개했고, 삼성SDI도 LFP 배터리 기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CATL 배터리 업체는 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과 주행거리를 모두 개선한 신형 M3P 배터리 양산에 나섰습니다. M3P 배터리는 기존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15% 개선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700km를 주행할 수 있는 NCM 배터리 성능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가 LFP 배터리를 방치한 동안 중국에서는 에너지 밀도를 높인 신형 LFP 배터리를 개발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차세대 LFP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보다 제조 역량이 떨어지고 기술까지 뒤처진 상황에서 이제야 진입한 국내 배터리 3사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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