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쿨존 참변' 아빠의 글…"아직도 예서가 있는 것 같아"
강아지처럼 안아달라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가슴이 터지도록 안아줬던 엄마, 그리고 그 모습을 매일 보며 행복했던 아빠. 며칠 전 학교 가던 길에 대형 화물에 깔려 숨진 열 살 고 황예서 양의 아빠가 쓴 글입니다. 곧 있을 아이 생일날, 미리 사놓은 선물을 줄 수 없게 됐다는 아빠는 이렇게라도 아이를 기억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적어도 다른 아이들에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아이들이 등교하던 시간 작업하던 인부들.
1.5톤짜리 원통이 굴렀고 막지 못했습니다.
따라가던 작업자는 뒷짐을 지고 돌아옵니다.
원통은 아이들을 덮쳤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 황예서 양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예서 양을 떠나보낸 아빠,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렇게라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고 황예서 양 아빠 : (5월) 19일이 우리 예서 생일입니다. 좋아하는 거 사줄 거야 그러니까…너무 좋아, 아빠 고마워.]
자주 사랑한다 말하던 강아지 같은 딸이 이제 없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고 황예서 양 아빠 : 할아버지, 할머니 관에 같이 넣고 나서 지금도 안 믿어져요. 아직도 우리 예서가 있는 거 같고…]
딸을 잃은 아빠.
지자체와 경찰, 교육청이 만든 사고라고 말했습니다.
[고 황예서 양 아빠 :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한 회의를 (학교에서)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회의를 한 그달에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이런 사고가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데 분노합니다.
[고 황예서 양 아빠 : '같은 업체가 또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면 말릴 방법 없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단 한마디 돌아왔습니다.]
사고 현장엔 예서 양을 추모하는 꽃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재발 방지 약속은 누구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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