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보다 더 연준 같은 JP모건…이번에도 구원투수로 나서
세계 최대 투자·상업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미국발 은행위기 사태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발휘했다.
JP모건은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뱅크런 위기가 은행 시스템 전반으로 번지지 않도록 미국 대형 은행들을 동원해 대응 전략을 주도해왔다.
SVB 파산 후폭풍으로 700억달러 예금이 일시에 빠져나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파산 위기에 내몰리자,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미국 대형은행들이 300억 달러를 예치토록 하는 긴급 대책을 실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다이먼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4대 소비은행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3대 투자은행을 포함한 11곳 대형은행 CEO로 구성된 ‘은행 위기 해결을 위한 토론그룹’을 만들었다. WSJ는 “다이먼이 주도한 토론그룹 출범 소식이 나오면서 폭락했던 중소 은행들의 주가가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JP모건이 혼란에 빠진 금융가의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부터 JP모건 수장 자리를 지켜온 다이먼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악성 주택담보대출에 투자했다 파산 위기에 놓인 미국 5위 규모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인수한 바 있다. 뉴욕 최대 상업은행이었던 체이스맨해튼은행도 합병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은행으로 만들었다. 금융위기가 대형은행까지 도미노처럼 덮쳐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JP모건에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번 은행발 금융위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더 연준같다는 평을 받고 있는 JP모건은 실제 연준이 설립될 당시 모델로 삼았던 기관이기도 하다. 1799년 창립한 JP모건은 1907년 대공황으로 미국 대다수 은행이 파산에 직면했을 때도 시장 질서를 세우고 금융사들의 대규모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대공황 이후 1913년 설립된 연준은 JP모건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현재의 JP모건은 1996년부터 체이스 맨해튼 은행, JP모건, 뱅크 원, 베어스턴스, 워싱턴 뮤추얼 등 기존 미국의 여러 은행간의 합병을 통해 형성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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