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2곳이라는데 한국은 0곳?...돈 못 버는 국내기업들
1분기 韓주요기업 4%일때
미국은 15.6%로 크게 차이
IT·반도체 등 전부문서 열세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등 산업 전환에 따라 투자 비용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돈버는 능력은 갈수록 약화돼 글로벌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지난달 27일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48개사(금융회사 제외)의 매출액 합계는 1조2288억 달러, 영업이익 합계는 1912억 달러로 집계됐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된 한국 주요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4%에 그치고 있는 반면 미국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5.6%에 달하는 셈이다.
1년 전인 작년 1분기에는 매출액 총합 1조1789억 달러, 영업이익 총합은 2031억 달러로 영업이익률이 17.2%였다. 미국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한국 기업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돈버는 실력에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특히 영업이익률 30% 이상 기업을 비교해 보면 한국 상장사들의 경쟁력 약화가 여실히 드러난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주요 148개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률 30%를 넘긴 기업은 무려 22개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 상위 기업을 보면 맥도날드(MCD·45%),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44%), 마이크로소프트(MSFT·42%), 반도체 장비 기업 KLA(KLAC·39%)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어도비(ADBE·34%), 게임을 만드는 액티비젼블리자드(ATVI·34%)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올해 1분기 주요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률 30% 넘긴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상장된 코스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27%), OCI(28%)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그나마 20%를 넘겼다. 중소형 코스닥에서는 비즈니스온(33%), 아프리카TV(25%), 칩스앤미디어(24%), 골프존(22%) 등 8개사가 20% 이상 영업이익률을 냈다.
미국 주요 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높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매출액이 높은 기업을 보면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매출액 919억 달러), 구글(GOOGL·697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FT·528억 달러), GM(GM·399억 달러) 순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큰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영업이익 223억 달러), 구글(193억 달러), 메타(META·83억 달러), 유나이티드헬스그룹(80억 달러), 베리존 커뮤니케이션(VZ·75억 달러), 존슨앤존슨(JNJ·66억 달러), AT&T(T·60억 달러) 순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처럼 꾸준한 영업이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상품이나 경기를 타지 않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미국은 전세계를 상대로 완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만 한국은 주로 부품을 완성업체에 납품하거나 브랜드파워가 약한 완제품을 팔기 때문에 가격결정력이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국 산업구조는 빅테크 등 정보기술(IT) 중심이라면 국내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많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권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다. 한국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순이다. 미국 빅테크 가운데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업이익률 20%가 넘는다.
반면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3.9% 전망된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조2734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3171억원으로 전망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경기 침체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사업부인 광고·커머스는 성장이 둔화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콘텐츠·클라우드 사업은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한국은 반도체 불황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7.2%, 5.5% 수준이다.
미국은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 소비재 부문의 영업이익률도 높은 편이다. 코카콜라(영업이익률 32%), P&G(21%)가 대표적으로 20%가 넘는 반면, LG생활건강은 8.7% 수준이다.
한편 한국 기업 중에는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테슬라·GM의 영업이익률을 제쳤다. 기아는 올해 1분기 매출 23조6907억원, 영업이익 2조87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2.1%에 달한다. 사상 최고치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이다. 미국 테슬라의 영업이익률 11.4%와 GM 6.4%보다 높은 수치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9.5%을 올렸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귀엽고 깜찍한 ‘이놈들’…알고보니 집단성관계 매니아라고? [생색(生色)] - 매일경제
- [단독] “여성 최대 반전은 성기”…경찰 간부 ‘여기자 성희롱 징계’ 불복 - 매일경제
- 어린이날 호텔 뷔페 가려했더니…“4인 가족 밥값만 74만원” - 매일경제
- “박항서 감독 다시 모셔오자” 베트남 축구팬 뿔난 이유는 [신짜오 베트남] - 매일경제
- ‘5월엔 팔고 떠나라’ 격언, 올해도 맞을까…시장전문가 진단은 - 매일경제
- “조작 아니야?”…논란 불거지자 로또 추첨장에 국민 초대한다 - 매일경제
- 대낮 만취 차량에 길 가던 부부 참변…아내 숨져, 남편 중상 - 매일경제
- ‘봄여름가을겨울’ 다 좋다…증권가가 엔터사를 주목하는 이유 - 매일경제
- 한국 ‘물건’ 사고 싶어서 난리…전세계 국가 러브콜 임박했다는데 - 매일경제
- 허운 심판위원장 “오지환 방망이 패대기, 퇴장 조치했어야…판정 항의 선 넘으면 안 돼.” -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