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사둔 생일 선물도 못 전해"…'스쿨존 참변' 10살 예서 아빠의 절규
【 앵커멘트 】 사흘 전 부산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원통형 대형 화물, 섬유롤이 비탈길을 타고 굴러 학교에 가던 열 살 여자아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요. 숨진 아이의 아빠가 반복되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비극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28일 부산의 한 초등학교 인근 등굣길에서 참변을 당한 10살 황예서 양.
어린이보호구역에 안전펜스까지 설치된 인도를 걷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환하게 웃는 막내딸을 만날 수 있는 아빠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예서 아버지 - "우리 예서가 그대로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지금 그냥 집사람하고 해외여행 갔다. 그냥 혼자 보냈다. 그렇게 지금 생각하자…. "
하루에도 몇 번씩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사랑스러운 아이.
오는 19일 예서의 생일을 앞두고 미리 선물을 준비해둔 아빠는 전할 수가 없기에 또 눈물이 납니다.
▶ 인터뷰 : 예서 아버지 - "(예서가) 좋아하는 뭐 뭐 사줄 거야 하니까? 너무 좋아 아빠 고마워…. (선물을) 회사에 숨겨놨다가 예서 생일에 맞춰서 잘 포장해서…. "
"손에 작은 가시가 박혀도 눈물바다인데, 그런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아빠는 또 가슴이 찢어집니다.
사고현장에는 하얀 국화꽃과 친구들이 예서를 추억하며 남긴 편지와 간식이 가득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저희 아이도 저기 학교 나왔어요. 안타까운 소식 들으니 너무 안 됐더라고요. 부모로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유족들이 예서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기로 어렵게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이런 비극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난 바로 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지난달 6일 부산시교육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이 모여 등굣길 안전 캠페인까지 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 인터뷰 : 예서 아버지 - "회의를 한 그달에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이게 말이 되는 말입니까? 형식적인 회의라는 거죠. 아이들을 진실로 지키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한편, 경찰은 사고 당일 지게차 작업자가 20여 분간 도로 1개 차선을 점령하고 하역을 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강준혁 VJ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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