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코넌드럼…역대급 금리 인상에도 '물가' 안 잡힌다

최정희 2023. 5. 1. 19: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작년에 동시다발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물가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고금리 코넌드럼(conundrum·수수께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석유류 기저효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코넌드럼-①]
소비자 물가상승률 '기저효과'로 하락해도 '근원' 꿈쩍 안해
작년 주요국 금리 인상에도 IMF는 물가전망 상향
저금리 때 풀었던 돈 상당해 '소비' 안 죽어
엇갈리는 물가 전망…여름 저점 찍고 연말 다시 오를 수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작년에 동시다발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물가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고금리 코넌드럼(conundrum·수수께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석유류 기저효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세계 물가전망치를 7%로 석 달 전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근원물가 역시 6.2%로 0.5%포인트 높였다.

우리나라 근원물가는 두 달째 4.0%다.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도 4%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교적 일찍 금리를 올린 라틴아메리카도 근원물가가 5% 초중반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경제주체들의 지갑을 가난하게 만들어 제품·서비스 가격의 인상을 막겠다는 의도다. 즉, 수요측 영향을 받는 근원물가를 떨어뜨려야 힘들게 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물가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코로나19때 풀어놨던 자금이 워낙 많아 가계 저축이나 소득·소비가 탄탄한 데다 시중 자금이 여전히 풍부하다.

우리나라는 1분기 소비가 전기비 0.3% 증가해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단기부동자금은 작년에도 116조원 급증,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60조원) 대비 94% 가량 급증했다. 미국에선 노동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미 경기를 좌우하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석 달 연속 확장 추세다. 양적긴축(QT)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산은 4월말께 8조5000억달러가 넘어 코로나19 이전(4조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많다.

주요국 금리 인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시장금리가 정책금리를 크게 하회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금리 인상 효과마저 제약되고 있다.

고금리 수준이 장기화되면 경기가 망가지면서 물가상승세도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물가가 기저효과로 여름께 저점을 찍은 뒤 재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하반기로 갈수록 전 세계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우리나라에선 전기·가스 요금 추가 인상이 가격 전가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높아지면서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 경기를 더 위축시켜 중앙은행 안팎에선 금리 인하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 그러나 금리를 섣불리 인하했다가는 다시 물가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IMF에선 중앙은행이 끝까지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학계 안팎에선 물가목표치 상향 조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