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선균 "'기생충' 후 '킬링 로맨스'? 큰 고민 없었다"
이선균은 최근 개봉한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에서 극 중 황여래(이하늬)를 옭아매는 꽐라섬의 재벌 조나단으로 분했다. 스윗함의 대명사였던 이선균은 뒤로한채, 장발에 콧수염을 붙인 이선균은 낯설지만 신선했다.
이선균의 중저음 목소리로 재탄생한 H.O.T.의 '행복'은 극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치로 쓰인다. 조나단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 '행복' 뿐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외치는 '잇츠굿~'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수능금지곡'마냥 맴돈다.
-도전의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지.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재밌게 봤다. 독특했다. 어떻게 찍을지 궁금했다. 처음엔 부정적인 게 컸다. 그림이 안떠올랐다. 원래 캐릭터성이 짙은 분이 조나단을 하면 더 반전일 거 같았다. 워낙 이원석 감독님이 독특한 영화 찍으시니까 한번 거절하더라도 내게 왜 줬는지 궁금했다. 그러다 (이)하늬를 만났는데 첫 마디가 '오빠 진짜 할거야?'라고 하더라. 서로 출연을 확인 하고, 하늬의 좋은 에너지를 믿고 모든 걸 다 던져보자 싶었다. 현장이 재밌겠다 싶었다."
-외형적인 변신도 색다르다.
"분장 하는데 3~4시간 걸렸다. 여러가지 시도 끝에 나온 완성본이다. 하고 보니 존윅 머리가 됐다(웃음)."
-'잇츠굿~' 대사 비하인드가 있다면.
"대본에 없었던 거다. 한창 골프에 빠졌던 시기인데 필드에서 '굿~' 하시는 분을 보고 너무 웃겨서 활용하게 됐다. 감독님도 좋아하셨다."
"너무 재밌었다. 찍을 때도 웃겼다. 촬영 감독님도 찍다가 웃겨서 NG를 많이 낼 정도였다."
-이하늬와 호흡은.
"우리 팀에 하이텐션이 너무 많았다. 하늬가 신인 때 '파스타'를 같이 했다. 그 때 하늬가 배우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열심히 하고 잘하더라. 조금만 지나면 큰 배우가 될 거라 생각했다. 예상보다 더 훌륭한 배우가 되어있다. 현장 분위기를 잘 잡아준다. 텐션 뿐 아니라 좋은 에너지로 중심을 잡아준다."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다녀와서 고른 작품이다. 왜 '킬링 로맨스'였을까.
"큰 고민 안했다. 솔직히 재밌었다. 그 당시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 큰 작품의 일원으로 함께하긴 했지만 좋은 경험하고 온 거다. 다음 선택이 내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기존에 했던 것들이 무거운 것들이라 색다른 변주를 하고 싶었다."
-코미디를 직접 해보니 어땠는지.
"이번 현장이 즐거웠다. 이번엔 오롯이 캐릭터만 생각했다. 즐겁고 과감해지고 그랬던 거 같다."
"생기면 즐거울 거 같다.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 마음껏 갖고 놀았으면 좋겠다."
-'남자 사용 설명서'와 비교한다면.
"감독님이 그 때보다 좀 더 과감하게 하신 듯 하다. 가장 큰 라이벌은 '남자 사용 설명서' 일 거 같다."
-한국 영화의 위기이기도 하다. 신작 개봉하는 마음이 예전과는 다를듯한데 어떤가.
"지금까지 너무 큰 사람 많이 주셨다. 한국영화 발전하고 쾌거를 이룬것도 관객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준 영향이 너무나 많다. OTT 시장 넓어지고 재밌는 콘텐트는 많아졌다. 관객들에게는 좋은 환경인 거 같기도 하다. 한국영화 뿐 아니라 극장이 주는 다른 느낌이 있는데 그게 잊혀져 간다는 건 아쉽다. 극장에서 주는 행복감이 있다. 다른 차원의 행복이다. 그 재미를 젊은 친구들이 가졌으면 좋겠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개봉 시기 놓쳤던 영화들이 하나씩 오픈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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