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함’만 흐른 참사 등굣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KBS 부산] [앵커]
지난달 28일, '초등학생 등굣길 참사'가 발생한 부산 영도 사고 현장은 애통함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숨진 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글이 남겨줬고, 어린 학생을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학부모와 지역 주민 모두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7톤짜리 원통형 화물이 등굣길을 덮친 사고 현장.
어린 초등학생이 하늘의 별이 되어 떠난 자리엔 꽃과 간식이 놓였습니다.
시끌벅적해야 할 등굣길은 애통함만이 감돌고, 6학년 오빠는 숨진 후배가 좋아했을 법한 막대사탕을 말없이 건넵니다.
[장성한/초등학생 : "불쌍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제 동생도 '사고가 날 수 있겠다,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에 닿길 바라며 이름 모를 누군가가 남긴 추모글에 이웃 주민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주희/이웃 주민 : "속상한 마음만 크고, 죽은 아이는 돌아올 수 없고 그게 너무 안타깝고…."]
무엇보다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어주지 못한 미안함, 어른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정회순/학부모 : "저희도 같은 엄마로서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픕니다."]
SNS에는 "우리 아이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 글을 쓴다"며 "5월 아이 생일을 맞아 미리 준비한 선물을 이제 전해줄 수가 없다"는 숨진 아이 아버지가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이 게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원인이 된 하역작업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작업이 수시로 진행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 : "(적재물 옮기고 이런 것들이 잦았습니까? 어떻습니까?) 아침, 점심, 저녁 매일 (작업해요.) 지금 원래 막 (작업) 해야 하는데 이 사고 때문에 못하고 있는 거예요."]
경찰은 일단 지게차 운전자를 입건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등 구체적인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6일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영도구청장 등과 함께 사고 현장 인근에서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한 선포식까지 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 달도 안 돼 사고가 나면서, 선포식 후 후속 조치가 제대로 있었는지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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