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의그룹(NCG) 운영 방안이 관건…구체적 계획은?

최혜림 2023. 5. 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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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어제(30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의 국빈 방문이자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한미정상회담을 치르고 돌아왔습니다.

윤 대통령의 귀국 직후 정부는 우리 국민에 정상회담 성과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세우는 회담의 성과는 ▲확장억제 ▲경제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지역·글로벌 협력 등 5대 핵심 분야인데, 그중에서도 최대 성과로 꼽는 건 워싱턴선언에 명시된 '핵협의그룹(NCG)' 창설입니다.

■ "미국 전략자산 운용에 한국 참여 가능...기존 협의체와 다르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오늘(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한미 관계 전망' 포럼에서 핵협의그룹에 대해 공들여 설명했습니다.


박진/외교부장관

"기존의 우리 핵 억지력을 운용할 수 있는 확장억제협의체보다 한 단계 더 실효성을 강화했습니다. 유사시 미국의 핵 작전에 대한 공동 실행, 기획이 가능하도록 매커니즘을 만든 것입니다"

미국의 핵 운용은 미국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지만, 그 기획이나 실행에 한국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는 게 큰 의미라는 겁니다.

외교·정보·군사 등을 다루는 협의체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이번 핵협의그룹(NCG)은 핵 관련 합의에 특화된 최초의 협의체라는 점도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진/외교부장관

"한미 고위당국자가 1년에 4차례 만나 핵 관련 논의를 하고, 확장억제 공동 계획과 실행 방안 등을 실질적으로 협의할 수 있게 됩니다. 협의 결과는 즉시 양국 정상에 보고될 것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와 국방 차관보급 인사들이 핵협의그룹(NCG)에 참여해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중 어떤 것이 전개돼야 하는지 등 로드맵을 만들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 정부 고위당국자 잇따라 방송 출연 '핵협의그룹(NCG)' 성과 강조

핵협의그룹(NCG)의 성과를 강조하고 나선 건 박진 외교부장관 뿐만이 아닙니다.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역시 오늘(1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입을 보탰습니다.

조태용/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핵협의그룹(NCG)은 양국 정상에 직보함으로써 핵무기 운용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시켜놨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가 되겠습니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확장억제가 아주 상당히 중요한 성과"라며 "핵무기를 공유하거나 들여오겠다는 건 아니고 유사시에 미국과 같이 협의하겠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중국과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 만들 것...과잉대응할 필요 없어"

핵협의그룹(NCG) 창설에 합의하는 등 어느때보다 '한미 밀착'을 과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중국은 연일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과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박진/외교부장관

"미국 국빈 방문은어느 나라를 소외시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중국이 과잉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상황이 안정되면 방한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께서 방한할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구체적 계획은 함구...실효성 담보돼야 '최대 성과'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핵협의그룹(NCG)을 운영해 한미가 북핵 위협에 긴밀히 대비하기로 한 점은 성과로 평가받고 있지만, 문제는 이 협의체의 실효성이 얼마나 확보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차관보급 당국자들이 분기별로 만나고 대통령에게 직보한다는 것 외에 실제 운영 방식과 논의 범위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핵협의그룹의 구성은 양국 간에 지금 협의를 하고 있는데, 거의 틀은 다 잡혀 있다"며 "아직까지 저희가 밝힐 수가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핵협의그룹(NCG)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라고 입을 모으지만, 진짜 성과가 맞는지 따져보려면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핵 전력 운용에 한국이 얼마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지는지 그 실효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최대 성과'라는 평가도 공허한 말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1년 4차례 만나기로 한 만큼 이르면 상반기 안에 첫번째 NCG 협의가 개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협의체로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지금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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