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메를로퐁티의 `몸 철학`을 새롭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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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동안 철학자들은 인간의 몸을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이로써 메를로퐁티의 '몸 철학'은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서며, 몸을 공통분모로 삼아 인간과 비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새로이 사유하도록 이끈다.
책은 캉탱 메이야수, 그레이엄 하먼, 브뤼노 라투르 등 21세기 새로운 유물론을 선도하는 사상가들과 메를로퐁티의 관계를 분석하며 '몸 철학'의 현재적 의미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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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귀연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오래동안 철학자들은 인간의 몸을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몸은 정욕 같은 것을 일으켜 혼란을 주기 때문에 이성이 통제해야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몸은 영혼, 이성, 사유 등에 대해 정말로 부차적인 것일까?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1908-1961)는 이에 반대한다. 그는 "나는 사유하는 존재 이전에 행위하는 존재, 즉 몸(body)적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철학에서 '정신의 숙주'로만 평가받던 '몸'을 사유의 중심에 놓고 자신의 '몸 철학'을 정립했다. 그는 몸은 존재의 위치를 한정한다는 점에서 수동적이지만, 세계에 열려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능동적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그가 말하는 몸은 인간 몸에 한정되지 않고 비인간과 사물 등 모든 존재의 몸을 아우른다. 중요한 것은 모든 몸들이 같은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살'이라는 보편이다. 관념은 보편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이로써 메를로퐁티의 '몸 철학'은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서며, 몸을 공통분모로 삼아 인간과 비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새로이 사유하도록 이끈다.
책은 캉탱 메이야수, 그레이엄 하먼, 브뤼노 라투르 등 21세기 새로운 유물론을 선도하는 사상가들과 메를로퐁티의 관계를 분석하며 '몸 철학'의 현재적 의미를 밝힌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몸'을 갖고 있다. 우리 생각을 가능하게 해 주는 근본 바탕으로서 몸을 발견해 보자.
저자는 경상국립대학교 인문학연구소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태인문학과 철학적 문제들을 다양한 전공의 학자들과 함께 연구 중이다. 특히 메를로퐁티의 현상학 이론과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의 입장에 근거해 생태적 패러다임과 관계적 윤리 문제 등에 천착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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