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대선에서 중국보다 대만 택한 파라과이 국민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리전 양상으로 국제 사회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파라과이 대선에서 파라과이 국민들이 '친 대만' 우파 성향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대만 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파라과이와 파트너십을 계속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파라과이 대선에서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 우파 계열 산티아고 페냐(44) 후보가 42.74%의 득표율로, 27.48%를 득표한 친중 중도좌파 성향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며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페냐 당선인은 이날 오후 아순시온 당사에서 행한 당선 수락 연설에서 "콜로라도당의 위대한 승리"라며 "여러분과 함께 조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선거는 전자투표 종료 시각(오후 4시)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서 유권자들이 수십 미터나 줄지어 대기하는 등 투표가 지연된 상황 속에 투표가 마무리됐습니다. 페냐 당선인은 개표가 시작된 이후 초반부터 앞서 나갔지요.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이며 선두를 유지한 페냐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세 초·중반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인 알레그레가 1위를 차지하며 지지자들로부터 '정권 교체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요. 그러나 알레그레 후보는 유세 막판 야권 대분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유력 야당들의 단일화 후보로 나선 알레그레는 자신의 부패 척결 의지를 밝히기 위해 수시로 여당을 마피아에 비유하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지요. 하지만 해당 발언들이 일부 야당 조직원과 중도파에겐 되레 독으로 작용하며 표심 결집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페냐의 당선으로 수십년간 파라과이 정계를 주름잡으며 '영원한 여당'으로 자리 잡은 콜로라도당은 그 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콜로라도당은 1947년 이후 딱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 71년간 대권을 지켜 왔습니다. 중간에 정권 교체를 이룬 인물은 중도 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71)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조차 당시 기득권층 주도로 중도에 탄핵당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페냐 당선인은 경제 부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기업 친화 분위기 조성 등 그간의 여당 정책에서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적으로는 미국 및 대만과의 연대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13개 수교국 중 한 곳입니다. 남미의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기도 합니다. 페냐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나라는 대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페냐는 친중 성향을 드러낸 알레그레 후보에 맞서 대만과의 현 우호 관계를 증진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대만은 파라과이 대선 결과에 안도하며 유익한 관계 지속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파라과이 주재 대만 대사관은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투표로 시민의 민주적 힘을 세계에 보여준 파라과이 국민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 유익한 동반자 관계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만은 지난달 온두라스의 단교로 인해 수교국이 13개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파라과이와 함께 교황청, 과테말라,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나우루,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가 대만과 서로 대사관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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