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노동자 분신…이 와중에 윤 대통령은 ‘노조 비판’ 일색

[윤석열 정부 노조탄압]

미국 국빈방문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4월3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노동절을 맞아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기득권의 고용세습은 확실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 등 위기 국면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든 노조 비판을 노동절에도 이어가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정한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우리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기득권의 고용세습은 확실히 뿌리 뽑을 것이다.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노동을 유연화하고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타파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모든 국민에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며 “소수만이 기득권을 누린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닌 특권이다. 모든 근로자가 자유롭게 일하고 공정하게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각국의 노동자들이 연대의식을 다지는 날에 대통령이 노동자를 기득권과 비기득권으로 나누고 자신의 3개 개혁 과제 가운데 하나인 노동개혁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취임 1년을 앞두고 ‘굴욕·빈손 외교’ 논란 등 잇단 악재로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노조 때리기’ 등을 통해 국면 전환에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 사태 때 강경 대응으로 지지율 상승을 경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노동의 가치가 진정으로 존중받는 선진형 노사관계로 가기 위해 노동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노동 현장의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 실질심사)을 앞둔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도 지역 간부가 법원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이 간부는 분신 직후 심정지가 한차례 오는 등 위독한 상태에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