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킬링 로맨스' 이하늬 "비, 의리 최고…덕분에 '여래이즘' 탄생"

김선우 기자 2023. 5. 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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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하늬가 '킬링 로맨스'로 다시금 한단계 벽을 뛰어 넘었다.

이하늬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라는 편견을 연기력으로 불식시키고,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역시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에도 이하늬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꼭 필요한 영화"라고 믿고 지지했다. 다 내려놓은 이하늬의 열연은 오히려 '역시 이하늬'라는 호평을 받았다.

다소 난해할 수 있었던 영화임에도 이하늬의 하드캐리가 영화의 밀도를 높였다. 이하늬의 진심에 함께 믿음을 더한 상대역 이선균을 비롯해, '레이니즘'의 패러디인 '여래이즘' 재녹음까지 참여한 비까지. 모두의 마음이 더해져 낯설지만 반가운 '킬링 로맨스'가 탄생했다.

-시사 후 눈물을 흘렸다고.
"감격스러웠다. 이 영화가 나올 때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대본 속 텍스트로만 봤던 것이 영화로 나오고 관객들 만나면 심장이 아플 정도로 설렐때가 있는데 세상에 나오기만을 기다린 영화다."

-어떤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극장들이 힘들어지면서 큰 영화들, 영화관에서 봐야하는 영화들 위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영화의 다양성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거 같다. 다양성이 한국 영화의 키이기도 하고 맛이라고 생각하는데 점점 사그라지는 모습들에 마음이 좀 그랬다. '킬링 로맨스'는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영화 같은 영화, 민트 초코 같은 영화라 생각한다."

-이선균은 어떻게 설득했나.
"미국에 갔는데 우연히 만났다. '잘 지냈어?'가 아니라 '할거야?'라며 연대보증처럼 그랬던 거 같다(웃음). 서로가 서로에게 진짜 든든한 지원군 같은 존재다. 그간 없던 장르, 스토리였다. 배우로서 던져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까 서로의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됐다."

-이원석 감독 왈, 시나리오 속 황여래를 보자마자 이하늬를 떠올렸다는데.
"'현웃'이 터졌던 대본이 '극한직업', 그리고 '킬링 로맨스'였다. 굉장히 반갑기도 하고, 어떻게 비주얼라이징할지 궁금했다. 이원석 감독님의 '남자 사용 설명서' 때부터 좋았다. 그분의 미쟝센이나 하고 싶은대로 하면 독특한 영화가 되겠다 싶었다. 역사에 남을 영화가 되겠다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그럼에도 '현타'가 왔던 장면은.
"현타가 왔다기보단 (이)선균 오빠랑 함께 하면서 바보 짓도 같이 하면 재밌다는 걸 느꼈다."

-황여래 역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작품을 한다고 해서 '살을 빼야겠다' 보다는 '좋은 컨디션으로 해야지'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몸무게까지 명시된 캐릭터라 신경 쓰였다. 직무유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좀 관리했다. 운동을 휴차때 끊임없이 했다. 혼자라도 매일 운동 했다. 배우들은 몸이 악기라고 생각한다. 내 모든 밸런스가 그렇게 만들어진다. '원더우먼' 때도 거의 매일 운동했다. 지금은 체력 때문에 안 된다. 해야 힘을 쓴다."

-촬영장에서도 매일 하는 루틴이 있다고.
"아침에 요가하고 명상하고 차 마신다. 이 일이 감정적으로 출렁이는 것들이 많다. 일상을 살아가는게 아니라 극한의 감정을 만나고 내뿜는 것들이 톤 정리가 안되면 일상생활이 무너지더라. 감정을 쓰는 감정노동자다 보니까 그 조절을 잘해야 연기로 나간다. 안그러면 들어왔다 나갔다 너무 힘들더라. 정리를 하고 나가야 그나마 잘 잡힌다."

-공명과도 '극한직업' 후 재회했다.
"명이는 거의 내 남동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제대가 얼마 안남았다. 영화가 오래 걸려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끼리 관을 빌려서 명이가 군대에서 나왔을 때 관을 빌려서 상영해주고 싶다."

-코미디 연기일수록 진지하게 임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코믹 연기 임하는지.
"코미디가 제일 어렵다. 톤을 맞추는 것도 어렵고,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 대사의 결에 맞는 톤, 타이밍, 호흡이 맞아 떨어져야 누군가 웃게 할 수 있는 거 같다. 어떤 건 무심하게 해야하고 어떤 건 정확한 눈으로 담아야 하고 간파해서 하는게 타율이 참 어렵다. 다른 장르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있다. 감정을 드러내고 이런 신도 고난이도의 스킬이 필요하지만 코미디는 또 다른 장르다. 타고난 센스가 있지 않으면 어려운 장르라 생각한다. 선균 선배님도 타고난 코미디 센스가 있다. 너무 좋은 배우다. 코미디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도, 사석에서 보면 웃기다. 무엇보다 웃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유해진 선배님도 그렇지 않나."

-필모그래피를 보면 유독 코미디 많다. 왜 그럴까.
"워낙 밝게 웃는 이미지를 기억해주셔서 그런 거 같다. 나 자신도 코미디를 좋아한다. 현장도 코미디 현장이 좋다."

-스스로도 웃기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너무 좋아한다. 특히 개그우먼 분들을 너무 좋아한다. 항상 선망의 대상이다. 국주, 영미, 나래씨 등 몸을 던져서 코미디 연기 하는 분들 진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여래이즘' 비하인드가 있다면.
"비씨를 시사회에도 초대했는데 해외 공연으로 못오셨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하신다. 너무 흔쾌히 재녹음도 해주셨다. 곡을 쓰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재녹음까지 해주다니, 사람 챙기는 거, 의리가 우주 최강이다. 함께 드라마도 했었는데 화 낼법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저렇게 하지 싶은 사람이랄까. 저래서 월드스타 넘어서 우주스타가 되는구나 싶었다. 덕분에 '여래이즘'도 탄생할 수 있었다."

-출산 후에도 큰 공백 없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아기한텐 미안하지만 믿음을 가져가고 싶었다. 육아할 땐 열심히 하고 일도 또 열심히 하고, 주구장창 아이랑 있다고 그게 진짜 아이에게 좋을까 싶은 게 있다. 출산 후 6개월부터 와이어를 타고 일했다. 나중에 괜찮나 싶긴 하다. 아이의 성장도 좋지만 내 성장도 별개로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디까지 죄의식이 없이 워킹맘이 워킹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도 다 처음이라 항상 도전인 거 같다."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장르를 따지지 않는다. 스릴러, 정극, 코미디 등 매번 도전이다. 할 때마다 새롭게 하고 싶다. 기꺼이 재밌게 하고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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