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무슨 죄야… 류현진 동료 황당 급발진, “비밀번호 몰랐어?” 비아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크리스 배시트(34‧토론토)는 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오클랜드와 뉴욕 메츠를 거치며 견실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42경기(선발 129경기)에서 49승36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경력 초창기에는 제구가 들쑥날쑥하며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원숙미가 더해졌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마일(약 148㎞)도 채 안 되지만, 독특하고 와일드한 폼에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팔색조 투수로 진화했다.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19년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거둔 것에 이어 2021년에는 12승4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스타에도 올랐다.
지난해 뉴욕 메츠에서 뛰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인 15승을 거둔 배시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와 3년 6300만 달러(약 844억 원)라는 좋은 조건에 계약했다. 선발진의 마지막 한 자리 보강이 필요했던 토론토는 구속 저하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배시트가 안정적인 10승 투수로 활약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이 다소 울퉁불퉁하다. 첫 6경기에서 33이닝을 던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5.18에 그치고 있다.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잘 소화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만족스럽지 않다. 특히 배시트의 장점이었던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고, 피홈런도 늘어났다. 스스로도 경기가 안 풀리는지 애꿎은 장비에 화풀이를 하는 장면은 현지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배시트는 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시애틀과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에만 4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출발했다. 2사 후 4사구 세 개를 연달아 허용한 게 화근이었고 트렘멜에게 우월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1B로 시작한 상황에서 방망이를 유인하겠다고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 몰린 실투로 이어졌다.
1회를 정리하고 내려온 배시트는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투수들은 이닝을 마친 뒤나 경기를 마친 뒤 전자장비를 활용해 자신의 투구를 확인한다. 투구 영상과 각종 트래킹 데이터들이 아이패드와 같은 장비에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어 장‧단점을 찾아내기 용이하다. 그런데 배시트는 장비를 활용하기는커녕 그냥 부숴버렸다.
1회말 토론토의 공격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점 배시트는 아이패드를 수차례 던져 파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팀 공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동료들이 깜작 놀랄 정도였다. 바로 옆자리에 있던 알렉 마노아는 박수를 치다가 박살이 나는 아이패드를 보고 얼어붙었다. 배시트는 좀처럼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고, 더그아웃 분위기도 조금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선발 투수는 등판일 대개 더그아웃에서 ‘불가침’의 존재가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화풀이를 제대로 해서 그럴까. 정작 배시트는 2회부터 5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4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 타선도 1회 반격에서 곧바로 2점을 추격함은 물론, 2회와 3회 각각 3점을 뽑으며 배시트에게 승리 조건을 만들어줬다. 다만 경기 막판 불펜이 무너지며 연장 10회 접전 끝에 8-10으로 져 배시트의 시즌 4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은 “표현이 너무 과격했다”고 지적했다. 팬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해당 영상에 “아이패드도 변상해야 한다. 그에게는 최악의 하루”, “5살 아이와 다를 게 뭔가”, “아이패드마저 제구를 할 수 없다”, “혹시 아이패드 비밀번호를 몰라서 그러는가”라며 비아냥 섞인 댓글을 남겼다. 배시트의 잘 풀리지 않는 시즌 초반을 상징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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