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길어지는 침체 터널, 내수 회복 말고는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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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출이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63억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41% 줄어들었다.
1월 44.5%, 2월 42.5% 급감해 충격을 줬던 반도체 수출은 3월 30%대로 감소 폭이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40%대로 늘어났다.
지난달 전체 수출 감소액(83억달러) 중 반도체 부문은 44억달러로 절반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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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키워 성장 살려야
수출이 막히면서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적자 폭은 지난달 26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올 들어 4개월치 누적 적자가 25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적자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수출 급감은 달러 부족, 원화 약세를 부르고 있다. 최근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만 유난히 약세를 기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뜻이다. 원화 값은 지난주 달러당 1330원 선을 뚫은 뒤 연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원화 약세는 중간재 수입이 많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근본체질을 바꿔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직면했다. 반도체 수출 중심의 비슷한 경제구조인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를 앞지른 것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나온 대만 경제부 통계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2811달러(4390만원)로 18년 만에 우리나라(4313만원)를 추월했다. TSMC를 비롯한 반도체, 전자, 정밀기기 제조업의 약진이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 10년간 대만의 고정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5.7%로 한국(2.8%)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이 기간 대만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6%였고, 한국은 2.2%였다. 우리의 경우 전 세계 증가율(3.3%)보다도 낮았다. 지난해 글로벌 시총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에 대만은 10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등 3곳에 불과했다. 새로운 산업, 기술기업 육성을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수출이 어려우면 내수를 살려 성장률을 끌어올릴 길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3월 내수진작책을 발표했지만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내수의 바탕이 되는 것이 소비와 투자다.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지원이 적극 강구돼야 한다. 늘 강조하면서도 언제나 제자리걸음이다.
12년째 국회에서 표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법부터 통과시켜야 한다. 의료, 교육, 법률, 교통,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국 서비스산업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28위다. 이대로 두고서는 성장의 돌파구를 뚫기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기관은 주요국 성장률을 올리면서 우리나라 성장률만 낮추고 있다. 위기가 크면 클수록 정책은 더 과감해져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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