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여러분이 못 가는 식당 제가 대신 가드립니다

박성기 2023. 5. 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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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67만원 초호화 식당들 소개… 미식 유튜버 '더들리'
본래 마니아층 두터운 맛집 블로거였지만, 2019년 유튜브로 이전 후 더 큰 인기
광고·협찬 없이 자비로 고급식당 방문해 신뢰… 랜선 미식가들에 폭발적 반응

한 줄에 1만 6000원짜리 김밥을 파는 미쉐린 2스타 퓨전 한식당, 1인당 15만 원을 호가하는 5성급 호텔의 럭셔리 뷔페, 1인당 67만 원짜리 코스 메뉴가 유명한 뉴욕 맨해튼의 해산물 레스토랑.

듣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최고급 식당과 호텔들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생생한 탐방기를 전하는 한 미식가가 화제다. 그의 이름은 '더들리'. 파인다이닝 및 호텔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구독자 52만 인기 유튜버다.

더들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외 호텔, 미쉐린 가이드 선정 식당, 스시 오마카세 식당 등의 희귀하고 값비싼 음식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광고나 협찬이 아닌 개인 사비'를 들여 고급 식당들을 방문해 직접 음식을 맛본 뒤 식당의 위치와 분위기, 음식의 맛과 가격 등에 대한 세세한 후기를 전하는 그의 영상들은 공개되는 족족 '랜선 미식가'들에게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본래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맛집 소개 블로거였던 그는 2019년 말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긴 뒤 더욱 '대박'이 났다.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첫 영상을 게재하며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더들리는 1년여 만인 2021년 2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그 누구보다 빠르게 '실버 버튼' 대열에 들어섰다.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 상승세를 유지, 올해 2월 구독자 5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현재까지 선보인 25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1억 2200만 회에 달한다. 대표 영상 '미슐랭 2스타 정식당에 다녀왔습니다', '1인 67만 원이지만 또 가고 싶은 식당' 등은 조회 수 300만 회를 넘긴 지 오래다. 지난해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숏폼 영상들도 큰 호응을 얻으며 최고 730만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큰 인기 요소는 베일에 싸여있는 초호화 미식의 세계에 대한 알짜배기 지식과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하는 한다는 점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항상 궁금하다 식당" 혹은 "어른이 되면 꼭 가보고 싶은 식당"으로 꼽는 선망의 장소들을 대신 방문해 그곳의 멋과 맛을 하나하나 공들여 설명해주기에 큰 호응을 얻는다. 특히 미식가 특유의 고자세를 버리고 평범한 서민들이 궁금해할 만한 식당의 접근 용이성, 값 대비 음식의 맛과 같은 실질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기에 대중들에게 더 큰 대리만족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구독자들 사이에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인데도 맛을 알 것 같고 배가 부른 느낌이다", "평생 가보지 못할 식당들의 음식을 제대로 간접체험 중이다", "오늘도 대리만족 잘하고 간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자극적이고 과시적인 리뷰대신 잔잔하고 담백한 리뷰를 선보이는 것"을 또 다른 인기 비결로 꼽는다. 실제로 그의 미식 탐방기는 인위적이고 과장된 추임새나 영상 효과가 등장하지 않아 '담백한 집밥 같은 리뷰',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리뷰'로 호평받고 있다. 단점이나 불만을 이야기할 때도 '나쁘다', '별로다'라는 직설적 표현 대신 '곤란하다', '쉽지 않다'라는 표현으로 돌려 말하는 그의 리뷰들은 "내내 젠틀하다", "업장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이 느껴진다"라는 평을 들으며 부담 없이 보기에 좋은 '맛집 리뷰계의 힐링 영상'으로 불리고 있다.

채널의 열혈 구독자들은 그가 직접 하는 나래이션 속 중독적 말투와 재미있는 입담이 그에게 '스며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이라고도 말한다. 차분하고 나긋나긋하지만, 어딘가 알 수 없게 귀찮고 무심한 듯한 말투가 마치 '마음 통하는 옆집 형 같은 말투', '친한 친구가 평소에 자주 쓰는 말투' 같아 친근감을 느낀다는 구독자들이 많다. 영상 속 빈번하게 등장하는 '상당하다', '곤란하다'와 같은 특유의 표현들이 '빵 터지게 웃긴다'라며 유행어처럼 따라 하는 구독자들이 남긴 댓글이 댓글 창을 도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2년여 전 유튜브에 혜성처럼 나타나 단숨에 미식 업계의 유명인사로 떠오른 더들리.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오감을 자극하는 영상들로 식도락의 즐거움을 전파하며 많은 이들을 초호화 미식의 세계로 이끌지, 앞으로의 활동에도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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