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전 `기습 출두` 송영길의 노림수…이회창·안희정 전략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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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1일 돌연 '자진 출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송 전 대표 측 선종문 변호사는 이날 언론에 "송 전 대표가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해 출두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소환 통보를 받고 마지못해 검찰에 불려 나오느니, 선제적으로 자진 출석함으로써 제1야당의 직전 대표로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지지층에게 보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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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회피 않는다" 부각 노리는 전략 해석
검찰은 "조사 불가" 수사에 자신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1일 돌연 '자진 출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와 거물급 정치인들이 구사한 '기습 출두' 전략을 송 전 대표가 펼쳐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사태 진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해석이다.
송 전 대표 측 선종문 변호사는 이날 언론에 "송 전 대표가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해 출두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그가 파리에서 조기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주장했을 때부터 "수사 단계에 맞춰 소환 통보하면 협조해달라"고 누누이 밝힌 바 있다. 그러한 검찰의 의도를 무시하고, 송 전 대표가 소환 전 자진 출석이라는 '자기 일정표'를 밀고 나가려는 태세다.
이처럼 검찰의 소환 요구가 없는데도 정치인이 스스로 출두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지난 2003년 12월 불법 대선자금 모금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전 총재는 핵심 측근들이 구속되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대검찰청에 자진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 이후 불입건 처리됐다.
2012년 7월엔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박지원 당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현 민주당 고문)가 예고 없이 대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당시 박 고문은 검찰의 세 차례 소환 통보에 '정치검찰의 표적수사'라며 응하지 않던 중,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에 보내자 검찰에 기습 출두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후 박 고문은 불구속기소 됐고, 법정 공방 끝에 4년 뒤 무죄가 확정됐다.
비서 성폭행 혐의로 2018년 3월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잠적 4일 뒤에 검찰에 스스로 나와 조사받았다. 검찰이 안 전 지사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송 전 대표의 '기습 출두' 작전도 이러한 앞선 사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등을 대비해 '수사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 협조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제스처라는 것이다.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윤승환 변호사는 "통상 피의자는 참고인 조사나 물증 확보가 마무리된 뒤에 조사한다"며 "'검찰이 나를 신속히 조사도 못 하니 수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선제 대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환 통보를 받고 마지못해 검찰에 불려 나오느니, 선제적으로 자진 출석함으로써 제1야당의 직전 대표로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지지층에게 보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정치적 공세를 펴는 상황에서 자진 출두로 내년 총선에 미치는 파장을 몸소 막아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의 입장은 과거의 사례와는 달리, 송 전 대표가 출석하더라도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혐의 입증과 기소에 대한 검찰의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갑자기 출석하겠다는 유력 정치인을 문전박대하기란 어려운 면이 있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강한 대응을 하는 것은 수사에 대한 자신과 함께 주도권을 잡겠다는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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