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임창정은 손실·노홍철은 거절…‘주가조작’ 은밀한 유혹

KBS 2023. 5. 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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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5월1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501&1

[영상]
주식은 전쟁이야. 상관없어 다 빼. 어떤 놈들이 작전주에 작전을 걸어.

[앵커]
최근 '무더기 하한가'로 수면 위로 드러난 주가 조작 의혹은 지난 2009년 개봉 영화 '작전'을 떠오르게 합니다. 14년이 흐른 지금, 주식 시장엔 차액결제거래 CFD라는 신종 파생 상품이 등장하면서 작전 규모가 더 커졌고 투자자 피해는 무한대로 늘게 됐습니다. 이번 사태의 파장과 시사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네, 연구원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리 말에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오늘 근로자의 날이라 주식 시장이 휴장이었는데 지난주 연속 하한가 맞고 힘들었던 증시에는 오히려 이게 약이 됐을까요?

[답변]
네, 그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지난주 무더기 하한가가 발생하면서 사실 투자자들이 굉장히 움츠러들었습니다. 이번에 투자 전략을 다시 정비할 수 있는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가 있겠죠.

[앵커]
이번 사건을 보면 연예인들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면서 더 휘발성이 컸던 것 같습니다. 어떤 연예인은 돈을 잃었네, 어떤 연예인은 운 좋게 피해 갔네 거절했네, 이런 얘기들이 더 많이 지금 소비되고 있는데 이게 이번 사안의 본질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사안은 사실상 주가 조작의 가능성, 그리고 거기서 대규모 투자자 피해 특히 이른바 개미 개인 투자자라고 불리는 대규모 투자자 그룹들이 대규모 투자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이거든요. 주가 조작과 거기에 따른 투자자 피해 이것이 오히려 문제의 핵심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가 조작 논란 그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요?

[답변]
일단 최소 1년 이상 주가 조작이 시도되었을 가능성들이 제기되고 있고요. 일단 주가 차트를 한번 보실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관련 기업이었던 삼천리의 주가를 보시면요.

[앵커]
이게 자전거 회사 아니죠?

[답변]
자전거 회사 아니고 가스 회사입니다.

[앵커]
가스 회사.

[답변]
네, 삼천리 주가를 보시면 사실 작년 1월까지만 해도 주가의 상승 흐름은 굉장히 평이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1월부터 주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요. 약 1년에 걸쳐 이때만 해도 주가 수준은 10만 원대 수준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 정도의 시간 만에 50만 원을 상회하게 되거든요.

[앵커]
뭔가 실적 계산이나 이벤트가 있지 않았을까요?

[답변]
만약에 이게 실적 개선과 연결된 주가 상승 흐름이었다면 충분히 합리화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실적 개선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면 굉장히 미미한 실적 개선에 불과하거든요. 이 정도의 급격한 주가 상승을 합리할 수 있는 실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부터 이미 해당 기업의 주가 흐름이 상당히 좀 이상하다, 라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던 거죠.

[앵커]
지금 차트 같이 비슷한 흐름을 보인 기업들이 한 7개가 더 있습니다. 총 합쳐서 한 8개.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보면 하림 같은 경우도 그렇고 또 하나가 운수 이런 화물 쪽 회사죠? 세방. 다 흐름이 비슷한데, 보통 주가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렇게 단타 치고 수익 내고 빠져나오지, 이렇게 2, 3년에 걸쳐서 쭉 주가를 올리기도 하나요. 이게 상당히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답변]
굉장히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가 조작 사건들은 보통 단타 관점에서 접근되거든요. 아무리 길어도 6개월 이상 주가 조작이 시도되는 경우들은 그렇게 자주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그렇지만 이번 사건들은 최소 1년 길게는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주가 조작이 시도되었을 가능성들이 제기되고 있는 거거든요. 굉장히 장기간에 걸쳐서 티 나지 않는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주가 조작 사건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일단 업종들만 봐서는 하나는 에너지 회사, 하나는 닭고기 회사, 운수회사 공통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최대 공약수를 뽑자면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라고 하면 최대 주주의 지분이 대단히 높다는 점. 다시 말해서 유통되고 있는 주식의 숫자가 작다는 거거든요. 이렇게 되면 약간의 수급 불균형만 생겨도 쉽게 주가가 상승하거나 혹은 하락할 수가 있습니다. 주가 조작이 상대적으로 더 쉬운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앵커]
쉬웠다. 그러니까 폭등도 했지만, 폭락도 했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잠깐 차트를 다시 한번 보면요. 지금 같이 저렇게 수직 낙하하는 거, 이거 무슨 코인 시장에서 보는 그런 차트 아닙니까? 어떻게 저렇게 됐을까요.

[답변]
사실상 코인 시장에서도 관찰하기 힘들 정도의 그런 폭락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게 됩니다. 4일 연속 하한가는 주식 시장 역사에서도 사실 그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그런 사례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4일 연속 하한가를 맡게 되면 예를 들어 1만 원의 가격에서 4일 연속 하한가를 맡게 되면 가격이 2,500원까지 떨어집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말씀은 의도나 계획적인 게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답변]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급격한 하한가가 나타났다는 것조차도 사실 여기에 주가 조작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죠.

[앵커]
네, 그래서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 있는 게 금감원이잖아요. 조사를 했으려면 이유 없이 꾸준히 오를 때부터, 그때부터 의심을 가졌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답변]
그렇지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가가 하루아침에 2배가 되고 3배가 되고 이런 식으로 조작이 시도된 것이 아니고요. 1년 넘는 시간 동안 완만한 형태로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 우리가 시장 감시 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상승하는 주가 폭은 그렇게 크지가 않았단 말이에요. 일상적인 주가 변동폭 안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사실 이러한 시장 감시 시스템을 피해 갈 수 있었던 거죠.

[앵커]
이런 주가 조작이라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닌데 이들은 어떤 수단을 통해서 이렇게 폭락과 폭등을 유도할 수 있었던 걸까요?

[답변]
이번 주가 조작에 악용된 대표적인 상품이 하나 장하게 되는데요. 바로 CFD, 차액결제거래라고 불리는 신종 파생 상품이 이번 주가 조작에 있어서 상당히 많이 활용된 그런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차액결제거래 시스템이라고 하면 보통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100만 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하고 싶다면 투자자들이 100만 원을 다 가지고 시작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40만 원 정도를 증거금으로 내면 서비스해주는 증권사에서 대출을 60만 원을 해주게 됩니다. 합치면 100만 원이 되겠죠. 이 100만 원으로 주식을 매수하게 되는 거래가 바로 CFD라는 차액결제거래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내 돈 60만 원 없이도 레버리지 일으켜서 100만 원어치를 살 수 있다.

[답변]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100만 원어치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 40만 원만 있으면 되죠.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수익률이 대단히 좋아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여기에 지금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투입했다는 거거든요. 연예인들부터 시작해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갔는데 사실 이 정도의 자금, 예를 들어 20억, 30억 원 정도 되는 자금을 과연 이게 투자를 한다고 그러면 앵커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이렇게 손 떨리지 않으시겠습니까?

[앵커]
저는 얼굴까지 떨릴 것 같은데. 그래서 임창정 씨가 30억 원을 투자했는데, 부인 것까지 합쳐서 84억 원어치 주식이 사졌다더라. 그게 바로 이 CFD를 통해 가능했던 건가요?

[답변]
바로 이러한 기법을 활용해서 그 정도의 대규모 주식 매입이 가능해질 수 있었던 것이죠.

[앵커]
그러면 내 주식 계좌에 CFD가 있는지 이것도 한번 확인을 해 봐야 되겠네요.

[답변]
그런데 CFD는 반드시 계약을 통해서만 이러한 주식 매수를 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CFD 계약에 동의를 하고 거기에 서명을 하지 않는다면 사실 투자자 몰래 이런 것들이 진행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낮다고 볼 수가 있죠.

[앵커]
지금 나타난 이런 주가 조작에 등장하는 업종들이 무슨 깡통주나 동전주가 아니고 일반 주식에서 이런 작전 세력이 이루어졌다는 게 지금 우리 주식 투자하는 분들 많은데 어떤 시사점을 준다고 보세요?

[답변]
일단 표면적으로 놓고 보면 해당 대상 기업들은 굉장히 건실한 기업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안정적인 재무 상태, 그리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의심을 덜 받을 수가 있었던 거죠. 그렇기는 하지만 실적과 지나치게 괴리된 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났을 때는 이것은 당연히 위험 신호로 해석을 하시는 그러한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주가 조작이 계속 반복되는 게 미국처럼 이런 징벌적 손해배상 없이 좀 처벌이 너무 가벼워서 그런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어떻습니까?

[답변]
주가 조작에 대한 처벌이 지금 굉장히 느슨하다는 비판이 시장으로부터 많이 제기되고 있죠. 예를 들어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주가 조작을 통해서 엄청난 규모의 투자자 피해를 일으켰다면 최고 종신형까지도 가능하다, 라는 그런 견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설사 법정에서 유죄 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형량은 대단히 낮다는 거예요. 대체로 보면 3년에서 4년 정도의 가벼운 형량으로 이러한 대규모 주가 조작 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벌이 너무 솜방망이인 것이 아니냐, 라는 비판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를 통해서 배후 세력이 밝혀지고 이들에 대한 징벌 수위가 확정된다면 그게 또 하나의 시사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ET WHY 황세운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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