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시총, 우리금융 넘어…순익 50% 주주환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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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통합해 출범한 메리츠금융지주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단숨에 4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랐다.
메리츠금융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전략 등을 앞세워 기존 대형 은행이 주도하던 국내 금융시장을 바꿔놓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첫날 메리츠금융의 시총은 9조4947억원(종가 기준)으로 우리금융 시총(8조6784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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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대형은행 5분의 1 불과
증시선 4대 금융지주 반열에
시장서 더 높게 평가하는 이유
3개 상장사 통합…효율 경영 기대
소액주주 친화정책에 시장 환호
美 행동주의 운용사 이례적 찬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통합해 출범한 메리츠금융지주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단숨에 4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랐다. 메리츠금융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전략 등을 앞세워 기존 대형 은행이 주도하던 국내 금융시장을 바꿔놓겠다는 포부다.
시총 30배 불린 조정호의 ‘매직’
지난달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첫날 메리츠금융의 시총은 9조4947억원(종가 기준)으로 우리금융 시총(8조6784억원)을 넘어섰다. 노동절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에도 주가가 전일 대비 4.78% 급등(9조5572억원)하면서 우리금융과의 시총 격차를 1조원 이상으로 벌렸다.
총자산 480조원 규모의 대형 은행지주에 비해 덩치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메리츠금융을 시장에선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메리츠금융의 순이익은 1조6404억원으로 우리금융(3조3240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하지만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우리금융의 두 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세 배가량에 달했다.
메리츠화재는 2005년 한진그룹과 계열 분리 전 총자산 2조7000억원, 시총 1700억원 규모의 손해보험업계 ‘만년 5위’ 보험사에 불과했다. 메리츠증권(옛 한진투자증권) 역시 총자산 6315억원, 시총 1500억원의 중소형 증권사였다. 그룹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의 막내아들인 조정호 회장이 승계해 과감한 인재 발탁과 철저한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등 경영 능력을 발휘하면서 ‘화려한 백조’로 비상하기 시작했다.
파괴적 혁신으로 금융업계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온 메리츠금융 특유의 효율 경영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 3개의 상장사가 있던 기존 체제하에선 엄격한 내부 통제 제도와 관련 규제 등으로 핵심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주요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증권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이전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순이익 50% 주주 환원”
수익력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주주 친화 전략도 메리츠금융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이번 양사 간 통합 역시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 포기라는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메리츠금융 재상장으로 조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75.81%에서 47%로 낮아졌다. 앞서 조 회장은 경영진에게 “기업을 자녀(1남 2녀)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고 지분 손실도 감수하겠다”며 “경영 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보자”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에 입각한 배당 및 자사주 소각도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올해 회계연도부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치투자와 주주행동주의로 알려진 자산운용사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이례적으로 공개 서신을 띄워 찬사를 보냈다.
메리츠금융은 은행계 금융지주 못지않게 공적 기능에 속하는 시장 안정이나 실물경제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실행한 1조5000억원 규모의 롯데건설 유동성 공급이 대표적이다. 작년 말 레고랜드발(發) 단기자금시장 위기로 롯데건설이 크게 흔들리자 메리츠금융은 롯데그룹(6000억원)보다 많은 9000억원(선순위)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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