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청주시청 결국 역사 속으로…새 청사 위해 철거

오윤주 2023. 5.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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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동안 청주의 랜드마크 구실을 했던 옛 청주시청 본관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크루즈처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던 옛 청주시청 본관은 1일 현재 중앙 현관 부분만 남고,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 건물 90% 정도가 철거됐다.

충북 청주시는 이날 "옛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를 끝냈다. 중앙 현관 부분만 남겼는데, 이곳은 애초 문화재청 등이 참여한 '청주시청사 구 본관동 논의 협의체'와 남기기로 약속했던 공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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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만 남은 옛 청주시청 본관, 뒷부분이 검은 장막에 가려져 있다. 청주시는 이달 안에 1층 로비와 2~3층 현관만 남기고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오윤주 기자

58년 동안 청주의 랜드마크 구실을 했던 옛 청주시청 본관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크루즈처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던 옛 청주시청 본관은 1일 현재 중앙 현관 부분만 남고,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 건물 90% 정도가 철거됐다.

충북 청주시는 이날 “옛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를 끝냈다. 중앙 현관 부분만 남겼는데, 이곳은 애초 문화재청 등이 참여한 ‘청주시청사 구 본관동 논의 협의체’와 남기기로 약속했던 공간”이라고 밝혔다. 청주시는 와플 슬래브 구조(기둥·보)가 있는 1층 현관 로비, 2~3층 건물 외벽에 설치된 난간형 파사드 등만 남길 참이다. 김대규 청주시 시청사건립추진단시설팀장은 “건물 핵심부만 남기고 이달 안에 본관동 철거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남긴 곳은 그대로 둘지 다른 곳으로 옮길지 오는 9~10월께 진행할 새 설계 공모 응모자에게 맡겨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옛 청주시청 본관 1층 와플 슬래브 구조. 청주시는 이 구조가 욱일기를 형상화했다며 왜색이 짙은 건물이라고 주장했다. 오윤주 기자

와플 슬래브 구조 등 남은 공간은 본관 철거의 주된 이유로 들던 ‘왜색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이곳에 대해 청주시는 “로비 천장은 욱일기, 난간은 일본 전통 양식, 첨탑은 후지산을 형상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한국건축역사학회,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청주시청 본관은 청주의 옛 이름 주성(舟城)에 착안해 배 모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억지 왜색 주장을 접고, 보존하라”고 거듭 촉구했지만 청주시는 외면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지난 3월8일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청주시청 본관 철거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1970년대 옛 청주시청 본관. 청주시 제공

옛 청주시청 본관은 1965년 건축가 강명구(1917~2000)의 설계로 연면적 2001.9㎡의 콘크리트 슬래브 구조로 지었다가 1983년 4층(637.2㎡)으로 증축됐다. 새 청사 건립에 나선 청주시는 2018년 보존 가치가 크다는 문화재청 등의 권고를 받아들여 존치를 결정하고, 2020년 7월 새 청사 국제 설계 공모(97억원)를 통해 옛 청주시청 본관을 두 손으로 보듬는 듯한 노르웨이 건축가 로버트 그린우드의 설계를 선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 시장이 된 이범석 청주시장이 전면 재검토 지시를 했고, 결국 철거했다.

2020년 국제 공모로 당선된 청주시청 새 청사 설계. 두 손에 둘러싸인 듯한 것이 옛 청주시청 본관(노란선 안). 청주시 제공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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