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감사한 감사원 "중대한 위법사실 없었다"
KBS "국민감사 통해 억측과 왜곡으로부터 명예 회복"
감사원이 KBS를 상대로 실시한 국민감사에서 핵심 의혹에 대한 중대 위법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K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국민감사를 통해 각종 억측과 왜곡으로부터 명예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1일 KBS 위법·부당행위 관련 국민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KBS노동조합과 보수성향 단체들이 지난해 6~7월 10가지 사유를 들어 국민감사를 청구하자 이 가운데 5가지 항목을 인용해 감사한 결과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6일부터 11월4일까지 KBS에 감사인원 5명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진행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지난 3월23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최종 확정됐다.
감사 대상 의혹 5가지 가운데 첫 번째는 KBS 이사회가 2021년 김의철 KBS 사장 임명과정에서 세금탈루와 위장전입 사실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사장으로 임명제청했다는 직무유기 의혹이다. 감사원은 KBS 이사회의 사장 임명 절차를 점검한 결과 “사장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서류 검증 관련 직무를 유기했다고 볼 만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는 KBS 이사회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인 드라마제작 자회사 ‘몬스터유니온’에 400억원 증자를 의결한 것이 배임이라는 주장이다. 감사원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몬스터유니온의 누적 손실이 122억여원에 달하는 점은 사실이지만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KBS 이사회가 업무상 배임의 고의 등을 가지고 증자를 의결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다만 몬스터유니온에 대한 KBS의 관리상 문제는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KBS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몬스터유니온이 경영성과평가 기준을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줬고 사업제휴에서도 적정한 관리를 하지 않았다”며 “이를 방지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KBS에 통보했다.
감사원 결과 보고서, 국민감사 청구인 주장 전면 반박
세 번째는 김의철 KBS 사장이 과거 보도본부장 등으로 재직할 당시 방송용 사옥인 ‘미래방송센터’ 건립사업을 무단 중단해 회사에 피해를 줬다는 의혹이다. 또한 사업 건축비용으로 비축해둔 1250억원을 유용했으며, 이사회는 이를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감사 대상이었다.
감사원은 청구인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감사원은 “김 사장은 (KBS 사장 임명 전후 시기에) 미래방송센터 건립사업의 설계 계약기간 연장 및 종료를 심의한 각각의 경영회의에 참석한 실적이 없다”며 “김 사장이 해당 사업을 본부장 직위에서 무단 중단 및 취소에 이르게 했다는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이어 “청구인이 주장하는 건축자금 1250억원은 2017년 12월21일 KBS가 이사회에 보고한 미래방송센터 건립사업 재원조달계획 중 ‘2018년 기초현금 예상액’으로 보이는데, 이는 특정 용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성격의 재원이 아니다”라며 “해당 재원을 제작비, 임금 등에 사용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 용도에서의 부당한 유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KBS 이사회의 경영진 직무 유기 주장도 “그렇게 볼 만한 사항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의철 사장‧이사회 관련 모든 의혹 위법 행위 확인되지 않아"
네 번째는 진실과미래위원회 전직 단장이 장기 해외여행을 떠나자 이를 감추기 위해 사후에 인사기록을 조작해 병가 처리했다는 의혹이다. 감사원은 KBS 근무상황관리시스템 등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당사자는 해당 기간 연가, 휴일근무대체 휴가, 장기근속 휴가를 사용했을 뿐 병가를 사용하거나 병가를 사용했다가 다른 휴가로 변경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마지막은 지난해 3월 대선 직후 증거인멸 목적으로 사내 문서 폐기를 조직적으로 진행했다는 의혹이다. 감사원은 “문서폐기작업은 KBS가 일상적으로 진행해왔고 2022년 작업은 대통령 선거일 이전에 수립된 ‘사무실 집기 감량화’ 추진계획에 따라 결정됐다”며 “2022년 폐기 대상 문서는 문서창고에 보관돼 실제 폐기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폐기작업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KBS에 △정당 가입 여부 등 사장 후보자의 결격사유를 조회‧확인하는 절차 마련 △몬스터유니온 적정 관리 방안 마련 △경영 관련 주요 결정사항으로서 실질적으로 이사회가 심의‧의결한 사업계획을 종료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이사회의 심의‧의결 거쳐 진행 △기록물 폐기‧이관시 관련 법률 절차 등을 준수하라고 처분했다.
KBS "감사 결과, 결백 입증하고 명예 지킬 수 있어 다행"
감사원의 이번 행보를 두고 KBS 사장과 이사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표적 감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KBS노동조합과 보수성향 단체들은 국민감사를 청구한 이후 KBS 현 경영진과 이사회를 향해 퇴진 요구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감사 결과로 KBS는 그간 발목을 잡아온 의혹을 씻어낸 셈이 됐다.
KBS는 감사 결과 보고서 공개 당일 입장을 내어 “감사 개시 당시 KBS는 지나친 억측이나 왜곡 등 부당한 공격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오히려 KBS의 명예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감사원도 결과 발표에서 직접 밝혔듯이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중대한 위법 사실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결백을 입증하고 KBS의 명예를 지킬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다.
KBS는 “감사원이 요구한 처분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위한 대책 마련에 신속히 착수하겠다”며 “경영 개선을 위한 발전적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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