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로 돼지 몸무게 관리"···'애그테크' 키우는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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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 찾아간 전남 곡성의 돼지 사육 농가.
이를 인식한 관제실은 즉시 환기 제어 가동률을 30%에서 60%까지 자동으로 높였고, 사육장 내부 온도가 낮아지자 어미 돼지들은 다시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전남 곡성 농장의 경우 어미 돼지 1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축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돼지 농가 대부분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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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처럼 사료·축산사업도 50돌
서울서 지방 농가 돼지 분만 진료
AI로 농장 온도 환경 자동관리
"해외사업장서도 적용···매출 효자"
지난 달 28일 찾아간 전남 곡성의 돼지 사육 농가. 이날 낮 최고 기온이 23도까지 오르면서 축사 천장이 뜨거운 태양열을 그대로 흡수하자 농가 관제실 모니터의 그래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더위에 민감한 어미 돼지들이 일제히 사료 먹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어미 돼지들의 사료량은 젖을 먹이는 새끼 돼지의 발육과 직결된다. 이를 인식한 관제실은 즉시 환기 제어 가동률을 30%에서 60%까지 자동으로 높였고, 사육장 내부 온도가 낮아지자 어미 돼지들은 다시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농가와 달리 관제실까지 갖춘 이 곳은 CJ제일제당(097950) 사료·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운영 중인 첨단 시설이다. 축산 농가 인력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아시아 축산 시장 1위를 목표로 이곳을 야심 차게 운영하고 있다.
1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CJ피드앤케어는 '돼지 체중 예측 기술'과 '통합 제어 플랫폼'을 개발해 지난 2월부터 자체 농장 3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ICT 장비를 통해 축사 내 온도와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돼지 체중에 따라 사료 급이량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전남 곡성 농장의 경우 어미 돼지 1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농장 책임자는 퇴근 후 집에서 태블릿PC를 통해 실시간으로 돼지 상태를 살피고, 환경을 조절해준다. 이창효 CJ피드앤케어 컨설턴트는 "온도와 환기, 사료 배급 등을 각각 관리하는 시스템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축산 농가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축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돼지 농가 대부분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벽에 부착된 온도계로 온도를 가늠하고, 돼지 무게를 측정하기 위해 장정 3~4명이 투입되는 방식이다. 사육 돼지의 건강도 첨단 기술로 관리한다. 질병 유무나 분만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심박 수와 호흡, 행동 특성 등을 카메라로 분석하는 AI 생체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어미 돼지의 호흡이 1분당 15회에서 30회로 빨라지면, 분만이 임박한 것을 서울 본사에 있는 수의사가 인지하고 진료를 본다. 이는 생산성과 직결된다. 돼지는 한 번에 13~15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환경 불안에 출산 마릿수가 줄면 한 달에 수억 원까지도 수익 차이가 발생한다. CJ피드앤케어는 통합 모니터링 플랫폼과 AI 영상 분석 기술을 국내 자체 농장에 확대한 뒤 2025년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계열농장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설탕, 밀가루와 함께 CJ의 밑거름이 된 축산·사료 사업을 1973년부터 이끌고 있는 CJ피드앤케어는 CJ그룹 글로벌 전략의 중요한 축 중 하나다. 1996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미얀마 등에 진출해 닭이나 돼지, 새우 등을 사육하고 사료를 생산해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은 2조 82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축산 계열화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다툰다.
돼지뿐 만이 아니다.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연어 양식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드론이 물속을 다니며 상처가 나거나 움직임이 둔한 물고기를 잡아내기도 한다. CJ피드앤케어 관계자는 "국내 축산농가 디지털 환경구축을 이끌고, 애그테크(Ag-Tech)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곡성=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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