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 동반자 정진기賞 '벤처·지식문화' 부문 신설
시상 부문 2개서 4개로 확대
분야별 수상자 3명으로 늘려
추천위 구성해 전문성 강화
이달 15일까지 후보 접수
한국을 대표하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과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정진기언론문화상'이 올해로 41회를 맞았다. 고(故) 정진기 매일경제신문사 창업주 유지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제정된 정진기언론문화상은 올해 벤처기업창업상과 지식문화창조상을 신설하고 시상 부문을 확대 개편한다.
정진기언론문화재단은 1983년부터 40년간 창의적인 과학기술 연구와 경제·경영에 관한 저술로 국민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매년 선정해 시상해왔다. 올해부터는 벤처기업창업상과 지식문화창조상을 신설해 시상 부문을 기존 2개(과학기술연구 부문·경제경영도서 부문)에서 4개로 확대한다.
벤처기업창업상은 스타트업·벤처 창업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개인 또는 기업을, 지식문화창조상은 문화 예술 분야에서 창조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이룬 개인·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시상 방식도 바뀐다. 올해부터는 부문별 대상·우수상을 나누지 않고 본상 하나로 통합한다. 기존에는 각 부문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선정했지만, 올해부터는 △과학기술연구상 △벤처기업창업상 △지식문화창조상 △경제경영도서상 등 네 개 부문에서 각각 3인을 시상한다.
심사위원단과 별도로 전문가 추천위원회를 신설했다. 우수한 성과를 낸 후보자를 검증·추천하기 위해 부문별 5명씩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위원회를 꾸렸다. 일반 공모와 병행해 추천을 받는다. 이달 15일까지 후보 접수를 마감하고, 6월 중 수상자를 발표해 7월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정진기언론문화상은 1983년 1월 과학기술대상을 제정한 것이 첫 시작이다. 이듬해 경제경영도서상이 추가되면서 지난해까지 수상자 총 162명을 배출했다.
정진기언론문화상은 한국 기술 발전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1983년 과학기술상 수상자인 김충섭 과학기술원 박사는 정진기언론문화상 수상을 시작으로 국내 각종 과학상을 휩쓸었다. 당시 한국은 '흡충'이라 불리는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이 한 해 4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치료제로는 독일 '바이엘'의 '빌트리시드'가 유일했다. 김 박사팀은 빌트리시드의 성분인 프라지콴텔을 합성했고, 신풍제약이 대량 생산해 가격을 낮춘 치료제를 출시했다. 당시 바이엘 경영진이 신풍제약의 생산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을 정도로 큰 성과였다.
한국이 중공업·전자 산업 투자를 이어가던 시기였던 1980년대에는 현대중공업의 '선박화물 적재 방법 개선', 삼성반도체의 '보급형 팩시밀리 개발', 삼성전자의 '불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개발' 등이 상을 받았다.
정보기술(IT) 산업의 태동기이자 자동차 산업 성장기였던 1990년대에는 현대자동차의 알파엔진과 미끄럼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인 'ABS'가 수상했다. 1999년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당시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대표)이 개발한 '바이러스 월'이 대상을 받았다.
2000년대부터는 한국 산업 지형이 바이오·배터리·반도체로 재편되면서 관련 부문이 대거 수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과학기술 부문보다 한 해 늦은 1984년 제정된 경제경영도서상은 당시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의 경제이론서 시장을 키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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