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양육비에..중국 제치고 세계 1위 "하나 키우기도 벅차"

제주방송 김지훈 2023. 5. 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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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 대비 한국 7.79배 육아에 투입
"세계에서 양육비용 가장 높아".. 2위 중국
中연구소 보고서 '17세까지 양육비' 조사
비싼 양육비 등 경제 부담.. 출산 의지 영향
"국가 차원 지원 비롯 정책 고민 뒤따라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키우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나라로 꼽혔습니다.

가장 인구가 많다는 중국마저 우리나라 뒤를 이었지만, 출생아 수는 우리보다 많았습니다.

그런 중국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 인도에 인구 수를 추월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비싼 양육비에 따른 부담이 결국 출산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정책 고민이 더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지난달 30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위와(YUWA) 인구연구소는 각 나라의 양육비를 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내놨습니다.

한국은 18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데 1인당 GDP보다 7.79배 높은 비용이 들어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6.9배 비용이 투입돼 차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독일이 3.64배, 프랑스는 2.24배, 호주는 2.08배 양육비용이 들었습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호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양육비용 수준은 두세 배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아, 지난해 여성 1인당 평균 예상 출생아 수가 0.78명으로 1명에 미치지 못한 반면, 중국은 1.1명으로 우리나라를 앞질렀습니다.


■ 중국, 양육비 부담 가중.. 도·농 격차도 심각

2017년 중국 국민건강가족계획위원회 전국 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77.4%가 '너무 늙었다'거나 '아무도 없다'고 느꼈고, 더 이상 아이를 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거운 경제적 부담'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에서 출생부터 17세까지 자녀를 양육하는 평균 비용이 48만 5,000위안(현 7만 달러), 대학 졸업까지 양육하는 비용은 62만 7,000위안(9만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현 시점의 우리 돈으로 환산해 9,000만 원에서 1억 2,000만 원을 넘는 수준입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평균 중국 근로자 소득이 10만 5,000위안, 우리 돈 2,000만 원 수준으로 이를 감안하면 양육비 부담 수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도농 격차도 크다는데 있습니다.

도시에서 17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평균 비용은 63만 위안으로 시골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난데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평균 자녀 양육 비용이 각각 96만 9,000위안과 1,02만 6,000위안, 거의 2억 원에 달하는 반면, 티베트 가정의 평균 비용은 29만 3,000위안으로 5,000만 원 선에 그쳐 무려 4배 수준 차이를 보였습니다.

 
■ "우리나라 평균 비용=중국 대도시"..국가 지원책 등 필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2021년도 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달 평균 양육비는 97만 6,000원으로 가구 평균소득의 1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한 달 100만 원 가까이를 양육비로 지출하는 셈인데, 직전 조사인 2018년 양육비(86만 9,000원)와 견줘봐도 10만 7,000원이 상승했습니다.

이를 단순 1년 열두 달, 그리고 중국과 비교해 17세까지 평균 비용으로 산출해보면 2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 됩니다.

중국 대도시 양육비용이, 국내 평균 비용 수준인 셈입니다.

더구나 2021년이 이 정도인데, 최근 고물가 추이를 감안할 때 현 양육비 부담 수준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만 해도 지난해 61년 만에 인구가 줄고 출생률은 7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출생률이 1,000명당 6.77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전체 인구가 85만 명 감소해 14억 1,000만 명을 조금 넘었습니다.

유엔(UN)은 지난달 말 기준 인도(14억 2,577만 5,850명)가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연구진은 "한국, 중국 등에선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가 젊은 층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면서 "비싼 양육비가 가임기 여성의 출산을 꺼리게 하는 만큼, 출산 비용을 줄이는 정책이 국가 차원에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금과 세금 보조·주택 구입 보조, 더 많은 탁아소 건설, 성평등 육아 휴직, 외국인 보모 도입, 유연 근무제 촉진, 싱글 여성의 출산권 보장, 난임 기술 지원 등을 국가 지원 정책으로 제시했고 시험과 학교 시스템 개혁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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