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규제 풀린 정당 현수막에 '브레이크' 건다

이환직 2023. 5. 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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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현수막을 지정된 곳에만 걸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조항 신설을 골자로 한 옥외광고물 관련 조례 개정을 인천시가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 설치 기준 등을 마련해 시민의 보행안전을 확보하고 거리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이달 시의회 임시회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조례 개정과 함께 정당 현수막 지정 게시대 설치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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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게시대 이용 의무화 조례 개정 추진
제한 없는 게시 허용한 상위법 개정 선행 필요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 정당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인천시 제공

정당 현수막을 지정된 곳에만 걸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조항 신설을 골자로 한 옥외광고물 관련 조례 개정을 인천시가 추진한다. 정당 현수막이 시민 안전과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내놓은 방안이다. 하지만 정당 현수막을 신고·허가·금지·제한 없이 걸 수 있도록 한 상위법에 위배될 수 있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시의회에 회부됐다. 개정안에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설치표시하는 경우 시민의 안전한 통행과 깨끗한 거리 조성을 위해 지정 게시대에 게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새로 담겼다. 정당 현수막은 지정 게시대에만 걸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신설됐다. 시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 설치 기준 등을 마련해 시민의 보행안전을 확보하고 거리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이달 시의회 임시회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당 현수막을 신고·허가·금지·제한 없이 걸 수 있도록 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되면서 전국적으로 현수막 난립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상가 간판과 교통 표지판, 이정표를 가려 상인과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한 시민이 현수막 끈에 목이 걸려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인천시는 조례 개정과 함께 정당 현수막 지정 게시대 설치도 추진한다.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지정 게시대 161개 설치 예산 9억5,000만 원을 반영했다. 조례 개정안에 '시장은 현수막 지정 게시대 확충을 위한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의 범위에서 군구에 지원할 수 있다'는 지원 근거도 담았다. 저단 게시대는 현수막을 최대 2개, 고단 게시대 경우 최대 6개까지 걸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당 현수막 수요를 상당 부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인천시는 보고 있다.

문제는 정당 현수막을 지정 게시대에만 걸 수 있게 한 개정안이 사실상 제한 없이 정당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게 한 상위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인천시도 상위법 저촉 소지를 알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저촉될 수 있다고 보지만 정부 차원의 법령 개정을 기다리고 있기에는 정당 현수막 난립 문제가 너무나 심각하다"며 "각 정당들하고 이미 의견이 조율되고 공감대도 형성된 상황이라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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