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한인 식당 문닫자…브로드웨이 단골 배우들 눈물의 송별회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5. 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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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간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39년간 식당 '스타라이트 델리'를 운영한 김민 씨(71)가 가게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김 씨 주위에는 브로드웨이 배우와 극단 관계자 등 단골 수십 명이 박수를 치며 눈시울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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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영업 마지막 날 브로드 웨이 식구들에게 은퇴 선물을 받고 있는 김민씨(71). (출처 : 인스타그램 @prestonmui) /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김민 스타라이트 델리 사장(71·왼쪽)이 브로드웨이 단골 손님들로부터 감사의 말과 가게 사진을 담은 액자를 선물 받고 있다. 틱톡 캡처


“이런 순간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39년간 식당 ‘스타라이트 델리’를 운영한 김민 씨(71)가 가게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김 씨 주위에는 브로드웨이 배우와 극단 관계자 등 단골 수십 명이 박수를 치며 눈시울을 훔쳤다. 지난달 28일 델리 영업 종료를 앞두고 단골들이 작별을 고하며 그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것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김민 스타라이트 델리 사장(71·왼쪽)이 브로드웨이 단골 손님들로부터 감사의 말과 가게 사진을 담은 액자를 선물 받고 있다. 틱톡 캡처
이 브로드웨이 단골들은 김 씨 부부를 위해 미국에서 작별할 때 상대방의 행운을 비는 의미로 부르는 노래 ‘Happy Trail(해피 트레일)’을 합창하고 각자 감사의 뜻을 적은 커다란 액자를 선물했다. 노래를 들으며 김 씨의 부인은 두 손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또 은퇴 선물로 모금한 1만7839달러(약 2400만 원)을 김 씨 부부에게 전달했다. 이들의 뭉클한 이별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터줏대감으로 39년간 영업해온 스타라이트 델리 샌드위치 가게. (출처 : 인스타그램 @mcclurerob)
서울에서 태어난 김 씨는 29세이던 1981년 뉴욕에 이민 와 1984년 타임스퀘어 인근 44번가에 델리를 열었다. 델리는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 스프, 커피 등을 파는 곳이다. 40년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열어 브로드웨이 사람들 ‘마음의 고향’처럼 된 이 가게의 마지막을 CBS방송, 폭스뉴스 같은 미 언론도 집중 보도했다.

뮤지컬 ‘알라딘’에서 지니 역을 초연한 제임스 먼로 이글하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얼굴에 반짝이를 붙이며 메이크업을 하고 있으면 김 사장님이 극장 분장실로 샌드위치를 가져다 줬다”며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전했다. 닉 포레로 극장 미술감독은 CBS에 “미스터 M(김 씨 애칭)은 우리 업계 전설적 존재였다. 그가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미 언론 인터뷰에서 고령의 나이와 임대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등으로 가게를 접는다고 전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 씨는 “자고 싶다”며 웃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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